[시니어 하우징 멘토를 만나다] 최종민 케어닥 실장 “시니어 주거는 부동산 아닌 운영 상품”
[땅집고] “부동산을 고르는 기준은 첫째도 입지(location), 둘째도, 셋째도 입지다. 그만큼 위치가 중요하다. 시니어주거는 입지도 중요하지만 첫째도 운영, 둘째도, 셋째도 운영이다.”
시니어주거·요양시설은 앞으로 한국 부동산·금융시장의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하지만 제도권 금융이 선뜻 투자하기에는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 운영 수익 구조가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증권에서 부동산 금융을 담당하다가 케어닥 투자전략실로 자리를 옮긴 최종민 실장은 “시니어주거는 단순 부동산이 아니라 운영상품”이라며 “운영 모델을 금융상품화해 제도권 자금이 들어올 수 있게 하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최 실장은 이달 29일 땅집고가 시작하는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전문가 과정(6기)’에서 ‘요양 양로 주거, 시니어시설 개발 케이스 스터디’에 대해 강의한다. 강의는 개발 계획 검토, 사업 구조, 사업비 조달 등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했다.
─시니어주거시설이 일반 부동산 상품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일반 부동산은 입지·면적에 따라 수익 예측이 가능하다. 반면 시니어 주거는 밥을 두 끼 주느냐, 세 끼 주느냐, 의료 서비스 포함 여부에 따라 비용 구조가 달라진다. 운영 방식에 따라 수익도 변하기 때문에 사실상 운영상품이라고 보는 게 맞다.”
─금융기관이 투자를 망설이는 이유는?
“아직 검증된 모델이 없어서다. 물류센터나 오피스는 임대료와 운영비 구조가 명확하지만, 시니어시설은 운영 데이터가 부족하다. 금융기관은 검증된 오피스나 물류센터 펀드를 대부분 갖고 있다. 반면, 금융기관 입장에서 시니어시설은 상수가 아닌 운영에 따른 변수가 많아 금융상품으로 만들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수익률 예측이 어려워 상품화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아직까지 케어에 대한 비용을 산정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금융기관이 이 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현재 모든 금융기관에서 참전만 안 했을 뿐 시니어시설에 대한 관심은 매우 크다. 지방 중심으로 주거 시장은 미분양 주택이 쌓여 있고, 건설 경기도 어렵다. 하지만 노인 인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고, 이들을 수용할 제대로 된 시설은 전무한 상태다. 그렇게 봤을 때 이 변수들이 어느 정도 상수화되는 시점이 오면 부동산·금융 상품 관점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그래서 금융기관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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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
“먼저 규모의 경제다. 일정 규모를 갖춰야만 인력 대비 수익률을 맞출 수 있다. 개인적으로 150실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둘째는 장기간 운영 데이터를 쌓아 평균치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금융기관이 납득할 수 있는 ‘상수화’가 가능하다. 호텔 개발할 때처럼 MRG(최소 수익 보장)를 기반으로 자금 조달을 하는데, 요양이나 시니어 사업은 이걸 보장해줄 수 있는 신용도 높은 운영 회사가 아직 없다.”
─제도적 장벽은 없나?
“현행 법상 시니어시설 중 요양시설은 소유와 운영 분리를 허용하지 않는다. 펀드가 자산을 보유하고, 전문 운영사가 맡는 구조가 안 되는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처럼 소유와 운영을 분리해야 금융기관이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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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는 어떤가?
“미국은 헬스케어 리츠가 이미 활성화돼 있다. 시니어타운 전문 개발·운영사가 있고, 보험사·부동산 매니지먼트까지 함께 움직인다. 리츠 기반 자금조달이 보편화돼 있다. 미국은 데이터센터 리츠 다음으로 헬스케어 리츠의 수익률이 가장 높다. 우리나라도 리츠 활성화를 통해 제도권 금융이 들어오게 해야 한다.”
─정부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임대주택처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이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매입확약 같은 장치가 필요하다. 정부가 ‘안전판’을 만들어줘야 금융기관이 안심하고 들어온다. 시장 규모를 키우려면 제도적 보완이 필수다.”
─케어오퍼레이션 투자전략실은 어떤 부서인가?
“최근 신설 부서다. 시니어주거·요양시설을 금융상품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게 아니라 운영사업을 펀드·리츠 같은 금융 구조로 연결하여 시니어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