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노벨상 화학·생리의학상 수상자 2명 모두 교토대 졸업
기초과학 수상자 27명 중 대부분이 지방대 출신
[땅집고] 일본이 올해 노벨상 수상자 2명을 배출하며 기초과학 부문에서 아시아 맹주 자리를 유지했다. 2명의 수상자는 지방 명문대인 교토대 출신이다. 일본의 지방대학교는 지방 공립 고등학교를 졸업해 진학해도 뛰어난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는 ‘학문의 전당’이라는 것이 증명됐다.
10일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노벨상 기초과학(생리의학, 물리학, 화학) 부문 수상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학교는 교토시에 위치한 교토대이다. 지방대임에도 ‘자유의 학풍’이란 슬로건에 걸맞은 연구 실적으로 일본 최고 학부로 불리는 도쿄대를 제쳤다.
기타가와 스스무 교토대 특별교수는 지난 8일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로부터 2025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역대 일본의 자연과학 3개 부문 노벨상 수상자 27명 중 교토대 출신은 최종 학력 기준으로 10명이다. 올해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사카구치 시몬 오사카대 특임교수 역시 교토대 졸업생이다.
일본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인 유카와 히데키(1949년 물리학상)를 비롯해 후쿠이 겐이치(1981년 화학상), 도네가와 스스무(1987년 생리의학상) 등 자연과학 3개 부문에서 모두 수상자를 배출한 최초의 대학이기도 하다.
이무라 히로오 전 교토대 총장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권력 중심에서 거리를 두고 자유로운 연구 분위기를 중시한다. 때때로 세상을 바꿀 인재가 나올 수 있는 곳”이라며 학내 분위기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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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교토대 이외에도 지방대 출신 노벨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했다. 아이치현 나고야시에 위치한 나고야대 역시 총 6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6명을 배출한 도쿄대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2008년 고바야시 마코토, 마스카와 도시히데가 노벨물리학상, 시모무라 오사무가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노벨상 수상자의 출신 고등학교 역시 도쿄 등 수도권이 아닌 지방 공립학교가 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노벨상을 수상한 일본인 30명(외국 국적 포함) 가운데 28명이 국공립 고등학교 졸업자로, 도쿄 등 수도권이 아닌 간사이·지방권 출신자 비중이 높았다.
오사카부 고교 출신 수상자로는 문학상 수상자 가와바타 야스나리, 화학상 수상자 후쿠이 겐이치, 생리의학상 수상자 야마나카 신야, 화학상 수상자 요시노 아키라 등 4명이다. 교토 공립고 출신 수상자도 4명으로 나타났다.
반면 도쿄 소재 고등학교 출신 수상자는 도네가와 스스무(생리의학상) 한 명뿐이고, 사립고 출신은 에사키 레오나(물리학상), 노요리 료지(화학상) 등 단 두 명에 불과하다.
한 일본 교육계 관계자는 “지방 공립고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학습한다”며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교토의 교육 환경 속에서 자유롭게 사유한 경험이, 학문적 성취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 등 수도권의 소위 명문 고등학교 출신들은 효율적으로 입시에 매진하는 반면 지방 학교 출신 학생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학습했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지방대에 진학해 뛰어난 연구 성과를 냈다.
아직 자연과학 부문에서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한 한국의 경우 수도권 집중화가 뚜렷하다. 한국 대학들이 기초과학 역량 강화보다는 취업 거점으로서 역할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에 일부 명문고등학교가 있지만, 일명 ‘인서울’ 대학교 진학에서 성과를 낸 곳이다. 인서울 대학교 집중화 현상으로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수도권 중심 대학 서열화를 완화하기 위해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서울대를 제외한 9개 지방 거점국립대를 중심으로 지방대학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 9월 30일 '국가 균형성장을 위한 지방대학 육성방향'을 공개하며 서울대 10개 만들기 밑그림을 공개했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