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아파트] 10년 동안 임대주택으로 쓰던 아파트, 2억대에 분양ㅣ천안 백석 중흥S-클래스
[땅집고] 이달 충남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에 ‘천안 백석 중흥S클래스’ 아파트가 분양한다. 국민평형인 84㎡(34평) 기준으로 인근 아파트가 4억~5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가운데 분양가가 최고 3억원을 넘지 않아 저렴한 가격에 눈길이 간다는 예비청약자들이 눈에 띈다.
하지만 이 아파트가 입주 12년차로 노후 단지인데다 그동안 임대주택으로 활용되어온 점을 고려하면 낮은 가격에도 청약이 꺼려진다는 의견도 보인다.
◇천안의 핵심 불당동 옆 백석동 입지…산 끼고 있는 외곽 동네
‘천안 백석 중흥S클래스’는 지하 2층~지상 최고 15층, 8개동, 총 236가구로 2014년 입주했다. 과거 민간임대주택으로 지은 아파트인데, 임대 의무기간인 10년이 지나 임대주택을 분양주택으로 전환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임대주택 입주민들에게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우선분양 권리를 준 뒤, 세입자들이 분양전환을 포기하고 퇴거한 주택 총 116가구는 일반분양으로 배정해 이달 13일 1순위 청약을 받는 것이다.
이 단지가 들어서는 백석동은 천안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지하철 1호선 아산역과 KTX천안아산역을 끼고 있어 천안시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불당동 서북쪽으로 맞닿아있는 동네다. 두 지역 간 물리적 거리는 가깝지만 왕복 최대 10차선이 지나는 데다 고가차도까지 지나 생활권이 사실상 단절돼있다. 이 때문에 집값 격차도 벌어져있다. 84㎡ 기준으로 불당동 아파트가 평균 6억~7억원대인 반면, 백석동은 4억~5억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
이런 백석동에서도 ‘천안 백석 중흥S클래스’는 외곽 입지에 들어선다. 서쪽으로는 일반산업단지, 외국인산업단지, 유통단지 등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돼있고 동쪽으로는 노태산이 있어 백석동 일대 인프라나 중심 상권과 다소 떨어져 있는 거리다. 이런 입지가 되레 한적해 좋다는 평가도 있다. 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살아본 결과 조용하고 편안하고, 이마트가 가까워 쇼핑하기 좋았다”는 거주 후기가 올라오기도 했다.
◇34평 2억대 저렴하지만…“10년 된 임대아파트 분양받기는 좀”
‘천안 백석 중흥S클래스’는 모든 가구를 84㎡로 구성한다. A타입은 주방과 거실, 침실 3개, 화장실 2개로 구성하는 3베이 판상형이고 B타입은 타워형으로 설계했다. 분양가는 최소 2억4550만원에서 최고 2억8350만원으로 책정됐다.
최근 비(非) 수도권 지방에서도 84 ㎡아파트 분양가가 5억원을 돌파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가운데, 이달 분양하는 ‘천안 백석 중흥S클래스’가 3억원을 밑돌아 제법 싸게 느껴진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실제로 바로 옆 ‘한화포레나천안노태2단지’(2024년·777가구)가 올해 8월 4억98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천안 백석 중흥S클래스’ 분양가가 거의 반값 수준이다.
다만 신축이 아닌 연식이 비슷한 인근 아파트보다는 거래가와 비교하면 가격 격차가 크게 줄어든다. 남쪽으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백석리슈빌’(2010년·901가구)가 올해 8월 3억2000만원, ‘백석마을1차아이파크’(2009년·2009년)가 9월 3억13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최소 3000만원 정도 저렴한 데 그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시세 대비 분양가는 저렴하더라도 임대아파트로 10년 동안 사용한 주택을 분양받는 것이 꺼려진다는 의견도 눈에 띈다. 더불어 총 236가구 중소규모 단지인데다 최근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에 비해 커뮤니티시설이나 내부 평면 설계 등 상품성 측면에서 매력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제기된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