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하남-광명-평촌 신축으로 번진 '패닉바잉'..6.27대책이 초래한 집값폭등 열차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5.10.10 06:00

[땅집고] 집값 상승 열기가 서울을 넘어 수도권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에 위치한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6·27대책’ ‘9·7대책’으로 자금줄을 옥죄는 고강도 규제가 등장한 만큼, 추가 대책이 나오기 전에 집을 사야 한다는 ‘패닉 바잉(추격 매수)’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땅집고] 경기도 하남 감이동 '감일 파크센트레빌' 전경. /네이버지도 로드뷰


◇ “계약하면 신고가” 불장 예고한 수도권 신축 단지

최근 이런 분위기가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은 경기 하남시 감일지구다. 행정구역이 하남이지만, 서울 송파구에 접해 있어 자차로 강남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다. 현재 감일역 신설을 포함한 3호선 연장안 착공 시점을 조율 중이라 추후 교통망 개선 가능성이 높다.

하남 감이동 595가구 ‘감일파크센트레빌’ 전용 84㎡는 지난달 13일 처음으로 13억원(17층)에 거래됐다. 불과 열흘 뒤엔 이보다 1000만원 높은 가격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현재 매매 호가는 14억원대다. 매매 거래량도 늘었다. 9월에만 총 5건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올해 3월 기록한 6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도보권에 감일역이 들어서고, 초등학교와 인접해 수요가 높다.

감일지구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e편한세상감일’ 전용 84㎡도 지난달 12억7500만원에 팔려 해당 평형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면적 매물의 가장 낮은 호가가 13억50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국민평형’ 13억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감이동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매수자 사이에서는 빠른 시일 내에 서울 신축을 사야한다는 위기감이 확산하면서 외곽도 관심을 받고 있다”며 “감일의 경우 서울 생활권이지만, 서울 신축보다는 저렴해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서쪽에서는 광명뉴타운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금천·구로 등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지역에 인접해 있으나, 7호선이 관통해 강남 접근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5월 준공한 광명 철산동 ‘철산역 롯데캐슬SKVIEW클래스티지’ 전용 84㎡는 지난달 14억9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6월만 하더라도 13억원대 거래가 발생했으나, 석 달 사이 1억원 이상 올랐다.

올해 5월 준공한 철산동 ‘철산자이 헤리티지’ 전용 84㎡는 입주와 동시에 국민평형 15억원에 진입했다. 이 단지 입주권은 올해 8월 15억2000만원(22층)에 팔렸다.

[땅집고] 경기도 안양 동안구 호계동 '평촌 센텀퍼스트' 전경. /네이버지도 로드뷰


◇ 평촌 12억·별내 11억…”외곽도 억 소리 난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권에 접한 지역이 아니라도 신고가 소식이 있따르고 있다. 특히 교통 호재가 예정된 지역을 중심에서 이러한 가격 상승세가 확연하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평촌센텀퍼스트’ 전용 84㎡는 지난달 13억5000만원(6층)에 팔렸다. 올해 1월 11억원대 거래됐으나, 반년 새 2억원 이상 뛰었다. 평촌동 ‘힐스테이트 인덕원역 베르텍스’ 전용 84㎡도 이달 11억9900만원(12층)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두 단지 인근에는 화성 동탄신도시와 인덕원을 잇는 신규 노선이 들어선다.

남양주시 별내동 ‘별내자이더스타’ 전용 84㎡는 최근 11억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준공 이후 첫 거래다. 현재 최저 호가가 11억5000만원 수준이다. 이 단지는 8호선·경춘선 더블역세권인 별내역 초역세권 단지로 추후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B 노선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전문가는 앞으로도 철도 교통망이 수도권 집값을 좌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표찬 싸부원 대표는 “GTX 등 교통망 수혜 지역 부동산의 경우 호재가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면서도 “개통 후에는 교통망을 이용하는 실수요자들이 늘면서 전세금이 오를 가능성이 크고, 이로 인해 매매가 상승도 기대돼 수요자들이 몰리는 것이다”고 했다.

서울 핵심지에서 수도권으로 집값 상승세가 번지자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패닉 바잉’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생애 최초로 아파트를 매수한 A씨는 “나름대로 공부를 하고 집을 보러 다니는 며칠 사이 가격이 확 오르더라”며 “조급하게 결정한 것 같아 아쉽지만, 더 늦기 전에 내 집이 생겼다는 안도감이 든다”고 했다.

또 다른 한 수요자는 “최근 집값이 너무 올라 결국 매수를 미루고 2년 전세 계약을 갱신하려 한다”며 “영원히 집을 못 살 것 같아서 우울해진다”는 의견을 남겼다.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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