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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대박' 한강버스를 누가 죽였나?

뉴스 이승우 기자
입력 2025.10.08 06:00

9월 18일 운항 개시 한강버스, 출퇴근 기능보다 선착장 매장 관심
라면체험존·LP 카페 등 이색적인 체험 즐길 수 있는 공간 조성
연간 운영비 200억 중 탑승 수익 50억원…나머지는 광고·매장 수익

[땅집고] “출퇴근 아니라 한강라면, 성수동 ‘핫플’ 카페 가려고 한강버스 타러 간다.”

[땅집고] 한강버스 뚝섬 선착장에 입점한 LP 카페 '바이닐'./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새로운 대중교통 대안으로 내놓은 한강버스가 지난달 9월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해 열흘간 약 2만5000명을 모았다. 대중교통으로서 출퇴근 기능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강변 7개 선착장 건물에 입점한 매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강버스는 총 7개 선착장(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28.9㎞ 구간을 오간다. 당초 추석 이후인 오는 10일부터 출퇴근 시간에 급행 노선을 투입할 예정이었으나, 초기 안전 문제로 인해 한달간 무승객 시범운항으로 전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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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운항 전부터 선착장의 이색 매장들이 관심을 받았다. 총 7개의 선착장에는 탑승객의 편의를 위한 상업시설이 입점해있다. 편의점, 프랜차이즈 카페, 치킨집 등 기존 한강공원에서 볼 수 있었던 매장들뿐 아니라 ‘한강라면’을 업그레이드한 ‘라면체험존’, 일명 ‘핫플’에만 있는 이색 매장 등이다.

마곡, 옥수 선착장을 제외한 5개 선착장에는 라면체험존이 있다. 각 선착장 1층에는 편의점에서 구입한 라면을 조리할 수 있는 조리기가 설치돼 있는데, 그 이외에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는 장소다.

삼양 ‘불닭 포토존’(망원), 농심 ‘너구리의 라면가게’(여의도·잠실), 오뚜기 ‘해피냠냠 라면가게’(압구정·뚝섬) 등이다. 각 라면 브랜드 고유의 캐릭터가 배치된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땅집고] 한강버스 여의도 선착장에 위치한 라면체험존./서울시


뚝섬 선착장에는 핫플 카페가 입점했다. 성동구 성수동에서 성업 중인 LP 청음카페인 ‘바이닐 한강점’이 뚝섬 선착장 2층에 위치한다. 최근 전세계적 인기를 끈 넷플리스 ‘케이팝데몬헌터스’에 7호선 자양역이 등장해 인근 뚝섬한강공원 일대에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많아졌다.

이들 매장은 한강버스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한강버스 연간 운영비는 200억원인데, 탑승 수익은 50억원에 불과하다. 서울시는 나머지 150억원을 광고 수익, 선착장 매장 운영 수익 등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지난달 18일 한강버스 시승 행사에서 "재정 수입 구조를 운행 수입보다는 선착장 운영 수입에서 얻는 것으로 설계한 게 매우 성공적일 수 있다”며 “뚝섬 바이닐 등의 경우 시가 직영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굉장히 높은데, 라이선스 피만 조금 주고 수입이 주식회사 한강버스로 들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강버스는 현재까지는 당초 계획됐던 통근 기능보다는 관광용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곡에서 잠실까지 2시간7분, 추후 운항할 급행은 1시간22분이 걸리는 데다 기상 상황, 한강 수위에 따라 운항을 못할 수 있다. 여기에 운항 도중 방향타 기계적 결함, 하이브리드 선박의 전기적 결함 등으로 인한 안전 우려로 지난달 9월 29일부터 무승객 시범운항으로 전환했다. 서울시는 승객 없이 한달 동안 시범운항을 해 안정화, 기술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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