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올해 ‘일본의 사그라다 파밀리아’란 별명이 붙은 건물, 아리마스톤 빌딩(Arimaston Building)이 무려 20년 만에 완공했다. 네모 반듯한 건물이 대부분인 도쿄 미나토구 일대에서 과감하고 웅장한 분위기를 내는 대형 콘크리트 건물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건축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최고 4층 높이인 아리마스톤 빌딩을 담은 사진을 보면 외벽이 노출 콘크리트를 기반으로 비정형으로 손수 깎아 만든 석판, 녹슨 철근 등으로 장식돼 다소 초현실적인 느낌을 준다. 창문도 일반적인 직사각형이 아니라 사다리꼴, 마름모 등 형태가 제각각이다.
건축 기간이 워낙 오래되다보니 올해 완공한 신축 건물인데도 다소 낡고 바랜듯한 모습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런 독특한 외관 때문에 일각에선 아리마스톤 빌딩이 규모는 훨씬 작지만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낸다고 평가한다.
이 건물을 만든 사람은 일본 건축가인 오카 케이스케(Keisuke Oka). 2005년부터 이 건물을 짓기 시작했는데 자재 수집부터 설계, 건축까지 모든 과정을 혼자 담당하다보니 20년 만인 올해에야 준공할 수 있었다. 콘크리트를 점토 다루듯 손수 작업하는데 그가 들어올릴 수 있는 석판 크기가 70cm를 넘지 않아 공기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
오카 케이스케는 이 같은 수작업 방식을 선택한 이유로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보내지 못해 모든 것을 직접 만들어야 했던 1960~1970년대 사람들에게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 당시 삶을 생각해 최소한의 자원을 사용해서 건축했다는 것. 장인 정신을 담아 손으로 콘크리트를 직접 혼합하고 디자인을 즉흥적으로 변경하는 등 건축 과정도 현재보다 체계적이지 않은 과거와 꼭 닮게 진행했다.
오카 케이스케는 일본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아리마스톤 빌딩은 짓는 데 20년이 걸렸지만, 앞으로 200년 동안 지속될 건물”이라는 자신감을 전했다.
건축업계에선 컴퓨터와 기계 설계가 바탕이 된 현대 건축물로 가득한 도쿄 일대에서 수작업으로 빚어낸 아리마스톤 빌딩이 사람들에게 인상적인 건물로 자리잡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앞으로 아리마스톤 빌딩은 남동쪽으로 10m 정도 옮겨질 예정이다. 건물이 들어선 토지가 재개발 구역에 수용돼 새 땅을 찾아야 하는 것. 빌딩을 옮기는 과정에선 건축물을 해체하지 않고 그대로 들어 올려 수평 이동시키는 일본의 전통 건축 기법인 ‘히키야’를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