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강남 고가 아파트들이 잇달아 조식 서비스를 종료하는 가운데, 전남 순천시 왕지동의 한 신축 아파트 조식이 최근 사람들 입길에 오르고 있다. ‘트리마제 순천’은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한 2019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로, 올 8월부터 1단지를 시작으로 조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 끼당 1만원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좋은 퀄리티로 화제가 되고 있다.
트리마제 순천의 식음 서비스 제공사는 신세계푸드다. 평일은 중석식, 주말은 조중식까지만 제공한다. 정기 휴무일은 월요일이다. 식사는 일반식과 간편식 중에서 선택 가능하다. 일반식으로는 파채간장불고기, 열무보리비빔밥 등 정식이 나오고, 간편식으로는 치킨콥샐러드, 에그마요샐러드, 카츠 샌드위치 등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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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의 경우 의무식으로 5끼를 제공받는다. 이후 6끼부터는 입주민과 키즈밀이 한 끼당 각각 6500원씩이다. 이와 별개로 외부인은 한 끼당 8000원이다. 관리사무소에서 사전 등록 후 식사가 가능하고, 식사비용은 아파트 관리비에서 차감한다. 식단표는 매주 바뀌며, 아파트 관리 어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카페도 운영한다.
2019가구 평일 기준으로 한 끼에 200식 밖에 없어 선착순에 들지 못해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한 입주민은 관련 게시물에 “밥을 먹기 위해 1시간씩 기다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만족도가 높다”면서도 “가격을 생각하면 수강신청급인 신청을 뚫고 오게 된다”고 했다. 입장이나 식사가 나오는 시간이 다소 길긴 하나, 시스템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네티즌들은 “저 아파트에 사는 재택근무자들이 최고 수혜자” “요즘 식재료값이 엄청 올랐는데 비싸봐야 8000원에 정찬이 나온다니 부럽다” 등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다만 최근 고가 아파트 사이에서는 이용객 유지가 어려워 점차 조식 서비스를 없애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트리마제 순천의 경우 얼마나 유지될 지는 지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식을 없앤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래미안 원베일리’다. 이 단지는 2023년 8월 입주 이후 한 끼에 1만5000원 선으로 평일은 중ㆍ석식, 주말은 조ㆍ중식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이용객이 적어 적자가 지속되자 래미안 원베일리의 식음 서비스 제공 업체인 신세계푸드가 가구당 1만원의 추가 요금을 요구했고, 입주민이 동의하지 않으면서 결국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 상황을 아는 트리마제 순천 입주민들은 조식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무조건 식사 5끼 이상은 이용하자”며 서로 독려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최근 점유율 1위인 신세계푸드를 비롯해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CJ프레시웨이 등 급식 업계가 아파트 급식 서비스를 접는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그나마 서울보다 수도권, 지방 대규모 단지에서는 식수를 보장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이 유지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