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히는 압구정3구역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다. 이번 심의에 따라 압구정3구역은 앞으로 최고 250m 높이, 총 5175가구 대단지로 재건축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공공성을 담보해야 하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에 따른 재건축 사업이라 앞으로 단지 내 커뮤니티를 입주민 전용이 아닌 외부인도 함께 쓰는 공용 시설로 개방해야 한다. 더불어 서울시 권고로 이른바 ‘열린 단지’로 지어야 해 아파트를 둘러싸는 별도 담장 설치도 제한된다.
서울시는 이달 1일 열린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 수권분과위원회에서 압구정3구역 재건축 사업 정비계획 변경안이 수정 가결됐다고 밝혔다.
압구정3구역은 지난 8월 서울시로부터 초고층 랜드마크 동을 축소하고 한강변 동 높이를 조정하라는 권고를 받으면서 보류 판정을 받았다. 당시 수권분과위원회가 “공공성을 확보해야 하는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의도와 압구정3구역의 전반적인 정비 계획안이 맞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리면서 심의에서 퇴짜를 놓은 것. 당시 서울시는 ▲50층 이상 고층 랜드마크 동 축소 ▲한강변 주동 높이 조정 ▲단지 개방감 확보 등을 적용해 정비계획안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조합은 정비계획안에 이 같은 서울시 권고를 반영해 심의 재신청했고, 약 2달 만인 이달 인허가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번 심의 결과에 따라 압구정3구역은 용적률 최대 300%를 적용받으며 최고 250m 높이, 총 5175가구(공공주택 641가구 포함) 규모로 재건축될 방침이다. 단 250m로 건축하는 동은 랜드마크인 2개동에 한하며 나머지 동은 200m 이하(50층 이하)로 건설해야 한다.
단지 남쪽 입구에는 보차혼용통로가 들어선다. 이 통로를 통해 압구정동을 지나는 시민 누구나 한강공원으로 접근 가능하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방침에 따라 공공성을 위해 열린 단지 개념을 적용하기 때문에 담장은 따로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이 밖에 주민공동시설인 경로당, 어린이집, 작은도서관, 돌봄센터 등도 외부에 개방해서 운영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강변 고가 아파트인 ‘래미안 원베일리’도 단지 내 커뮤니티를 외부에 개방해 모든 시민들과 공유하고 있다. 2017년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동간 거리 완화 등 인센티브를 받는 조건으로 공공개방을 결정한 것이다.
그동안 압구정3구역이 압구정동과 성수동을 연결하는 한강 공공보행교를 공공기여로 기부채납할 것이란 계획이 돌았지만 재건축계획안에서 결국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보행교를 짓는데 4000억원대 사업비가 필요한 만큼 조합 입장에선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풀이된다.
안중근 압구정3구역 조합장은 이날 공문에서 "우리 조합은 서울시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사업성, 미래가치, 주민편의를 강화한 개선안을 도출했고 이를 심의에 상정시켜 통과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강남의 요충지인 압구정 일대가 수변 주거 문화를 선도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카이라인과 개성있는 한강변 경관이 형성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서울시도 앞으로 남은 행정절차가 더욱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