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파라다이스가 인천과 서울에서 동시에 호텔 사업 몸집을 키운다. 자회사인 파라다이스세가사미가 인천 영종도의 ‘그랜드하얏트 인천 웨스트타워’를 인수했다. 서울 장충동에 짓는 신규 호텔과 함께 투트랙으로 사업을 확장해 ‘K-관광’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한진그룹 계열사인 칼호텔네트워크로부터 ‘그랜드 하얏트 인천 웨스트타워’를 2100억원에 인수했다고 지난달 26일 밝혔다. 오는 31일 취득할 예정이다. 웨스트타워는 2014년 문을 연 5성급 호텔이다. 대지면적 1만6000㎡에 501개 객실을 갖췄다. 매매가 기준 객실당 가격은 약 4억원으로, 서울 도심 4성급 호텔과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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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0실’ 초대형 복합 리조트
파라다이스는 이번 인수로 파라다이스시티(769실)와 웨스트타워를 합쳐 1270객실 규모의 초대형 복합리조트를 갖추게 됐다. 이는 인천공항 북측에 있는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 (1275객실)와 비슷한 규모이다. 웨스트타워는 파라다이스시티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있어, 두 시설을 연결하는 브릿지 설치가 검토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통합 운영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인수 금액 중 절반은 차입금으로 조달하고 나머지는 보유 자금을 통해 마련한다. 객실 리노베이션과 향후 두 건물을 잇는 브릿지 설치 비용까지 더해 200억~300억원의 추가 자금이 투입될 수 있다.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웨스트타워와 나란히 위치한 또 다른 ‘그랜드 하얏트 인천 이스트타워’(523실)는 이번에 인수하지 않았다.
최종환 파라다이스세가사미 대표는 “정부의 문화·예술·관광 육성 정책과 맞물려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앞당기겠다”며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진행하는 전시·음악 페스티벌 등 콘텐츠와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자회사 파라다이스세가사미가 인수
이번 인수 주체는 모회사 파라다이스가 아닌 알짜 계열사 파라다이스세가사미다. 이는 본사가 추진하는 서울 장충동 호텔 신축 프로젝트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충동 신축 호텔은 올해 4분기 착공, 2028년 개관을 목표로 한다. 부지 4220평(약 1만3946㎡)에 지하 5층~지상 18층, 총 200객실을 짓는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5700억원으로, 파라다이스는 보유 현금과 차입을 적절히 섞어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이번 인수 배경에는 파라다이스세가사미의 재무 개선이 있다. 현금성 자산은 2023년 1368억원에서 올해 2276억원으로 늘었고, 부채비율은 2021년 271%에서 지난해 145%로 크게 낮아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카지노 매출 반등이 이어지면서 자금 여력이 빠르게 확대된 영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에서는 리조트 경쟁력을 강화하고, 서울에서는 프리미엄 호텔을 통해 내국인 수요까지 흡수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