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국내 3대 부동산 시행사 중 하나인 DS네트웍스가 결국 법정관리 문턱을 넘었다. 부동산 경기 급랭 속에서 무리한 사업 확장이 발목을 잡으면서 ‘시행사 1위’ 타이틀을 달았던 기업이 급격하게 위기 국면으로 몰린 셈이다.
DS네트웍스는 지난 26일 사내 공지를 통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 단기적 유동성 위기가 발생했다”며 “근본적 문제 해결과 장기적 재무 안정 확보를 위해 불가피하게 회생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DS네트웍스가 택한 방식은 법원 회생제도와 금융기관 워크아웃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조정’이다. 하이브리드 구조조정은 지난 4월 서울 회생법인이 내놓은 구조조정 혁신안이다. 법원 명령을 통해 비금융 채권자의 가압류·강제집행을 막는 동시에 비공개 채권단 협의로 채무조정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다. 포괄적 영업허가로 정상 영업도 이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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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兆)매출 내던 1위 시행사, 무리한 외형 확장 부메랑
DS네트웍스는 2018년 이후 매년 조 단위 매출을 기록하며 2020~2022년 3년 연속 시행사 매출 1위를 지켰다. 2021년에는 부지 매입에만 1조원을 투입하고 자산운용사·벤처투자사를 세워 금융업까지 손을 뻗었다. 시행사 가운데서는 SK디앤디 이후 처음으로 상장을 검토해 기업 가치를 10조원까지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외형 확장이 부동산 경기 불황과 맞물리며 독이 됐다. 이자 부담이 급증하고 분양 성적이 부진하면서 주요 수익원이 막힌 것이다.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매출은 7450억원으로 전년 대비 9% 줄고, 영업손실이 1603억원 발생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부채비율은 731%까지 치솟았다.
분양 사업도 부진하다. 고양 향동 지식산업센터 분양률은 43.47%, 대구 감삼동 주상복합 51.15%, 서울 길동 주상복합 82.16%에 머물렀다. 목포 유달경기장 공동주택은 착공조차 미뤄져 연내 사업 개시가 불투명하다. 사실상 수익을 낼 돌파구가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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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네트웍스, ”대대적 체질개선일 뿐, 경영 위기 아냐”
DS네트웍스는 이번 회생 절차를 계기로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회생 절차를 통해 금융기관과 법원이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것”이라며 “이는 단순한 경영 위기 때문이 아니라, 기존의 자금 경색 문제를 공개적으로 드러내 채권단과 원활히 합의하고 경영을 지속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3대 시행사이자 매출 1위 기업이 회생 절차에 들어선 만큼 시장 전체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금 경색이 신용 위축으로 번지면서, 중견·중소 시행사들까지 연쇄 부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디벨로퍼 시장을 대표하는 1위 업체마저 버티지 못했다는 사실이 업계 전반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며 “당분간 대형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과 분양 시장에 한층 더 냉기가 돌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