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아파트] 34평 분양가 10억 육박…역·학교 다 멀고, 묘품아 꼬리표 부담 l 구리 중흥S-클래스 힐더포레
[땅집고] 경기 구리시에서 보기 드문 대단지 아파트가 분양된다. 중흥토건이 짓는 ‘중흥S-클래스 힐더포레’로, 총 1096가구(1단지 798가구·2단지 298가구). 구리시는 최근 5년간 일반 공급 물량이 약 1400가구에 불과했던 ‘공급 절벽지’여서 이 단지에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입지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선 의문 부호가 따라붙는다. 입지 약점이 뚜렷한데도 분양가가 인근 역세권 신축 아파트와 맞먹는 수준으로 책정돼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15층, 총 22개 동으로 들어서며 637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전용 59㎡·84㎡ 두 평형으로, 오는 29일 특별공급, 30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입주는 2029년 2월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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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10억 육박, 구리역 초역세권 신축과 차이 없어
이 단지는 구리시에서도 서울 중랑구와 가장 가깝다. 다만 구리시 핵심 상권인 구리역 주변과는 거리가 멀다.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것은 입지다. 단지 주변에 지하철역이 없고 생활 인프라도 부족하다.
단지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경의중앙선 양원역까지 걸어서 30분(1.8km), 구리역까지는 40분(2.2km)이 걸린다. 사실상 버스나 자가용을 타야 한다. 생활 인프라도 멀다. 롯데백화점 구리점까지 도보 38분이 소요돼, 구리역 인근 단지들이 7~10분 거리에서 대형 상권을 이용하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교육 여건도 약점이다. 단지에서 가장 가까운 도림초등학교까지 도보 30분(1.8km)이 걸려 초등학교 저학년은 사실상 걸어서 다니기 어렵다. 특히 저학년일수록 통학거리가 중요한데, 버스를 타야만 학교에 갈 수 있다는 점은 치명적인 단점이다. 입주 후 5년간 셔틀버스를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한시적 대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양가는 전용 59㎡ 최고 7억2000만원, 전용 84㎡ 최고 9억8000만원이다. 발코니 확장비까지 포함하면 각각 7억4000만원, 10억원에 근접한다. 문제는 이 가격이면 구리역 역세권 신축 아파트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구리역 초역세권 ‘힐스테이트 구리역’, ‘e편한세상 인창어반포레’ 전용 84㎡가 10억 초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대규모 생활 인프라까지 갖춘 단지와 비교하면 상대적 매력이 떨어진다. 실제로 분양가가 공개되자 “차라리 구리역 인근 신축 아파트를 사는 게 낫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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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우리 묘지 인접, 평면도도 아쉬움
단지 주변은 망우산과 구릉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망우산은 1933년 개원한 ‘망우리 공동묘지’가 있던 곳으로, 이름이 혐오감을 준다는 이유로 지금은 ‘망우역사문화공원’으로 개칭했다. 52만평 규모로 서울 공동묘지 역할을 해왔고, 무덤 4만8000여 기가 현재 6400여 기로 줄어들었다. 여전히 공동묘지 이미지가 남아 묘품아(묘지를 품은 아파트) 꼬리표를 달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구리시에 거주하는 이경수(43) 씨는 “이 동네 사는 사람들은 거길 공동묘지로만 알고 있다”며 “신축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해서 놀랐다”고 했다.
평면 설계도 아쉽다는 평가다. 통상 84타입의 경우 4베이 판상형을 중심으로 공급한다. 그런데 239가구를 공급하는 84A와 84C타입은 4베이가 아닌 3베이 구조다. 84B와 84D타입(105가구)은 타워형으로 공급한다.
중흥S-클래스 힐더포레 맞은편 딸기원1지구가 향후 재개발에 나설 경우 이 일대가 ‘준서울’ 주거지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다만 입주 초기에는 생활 편의 부족과 재개발 소음·분진 등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구리에서 귀한 신축 대단지라는 점은 분명 장점이지만, 가격을 고려하면 구리역 인근 역세권 아파트와 비교해 실질적 메리트가 크지 않다”며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입지와 생활 편의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or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