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아파트] 디벨로퍼 실력 검증대 오른 한화…악성 미분양 증가하는 울산서 분양|한화 포레나 울산 무거
[땅집고] 한화 건설부문이 울산 남구 무거동 1422-5 일대 ‘한화포레나 울산 무거’를 선보인다. 한화케미칼 울산공장 사택 부지를 개발하는 이 단지는 지하 3층~25층, 8개 동, 전용 84~166㎡ 총 816가구 규모다. 한화와 한화솔루션이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한 에이치헤리티지가 시행, 한화 건설부문이 시공을 담당한다.
시공과 시행을 모두 맡는 자체 개발 사업으로 성공하면 ‘디벨로퍼’로서의 역량을 입증할 수 있다. 하지만 실패하면 미분양 오명은 물론 디벨로퍼 역량에 근본적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한화 측은 약 7000억원의 분양 수익을 예상하는 대형 프로젝트지만, 시장에서는 “입지는 애매한데 분양가는 비싸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남구에서 B급 입지…앞은 빌라촌 뒤는 산자락
한화포레나 울산 무거는 남구에서도 입지적으로 아쉬운 평가를 받고 있다. 단지 뒤편으로는 해발 125m의 삼호산이 자리하고, 앞쪽은 오래된 다세대 주택들이 밀집해 있다. 울산의 중심 생활권은 공업탑 로터리를 중심으로 한 옥동, 신정동 일대로, 학군 수요가 몰려 주거 선호도가 높다. 무거동은 남구에 속하지만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지역으로 꼽힌다.
조용한 주거 환경을 장점으로 내세웠지만, 생활 인프라는 부족하다. 특히 배정 학교인 삼호초등학교는 1.5㎞나 떨어져 있어 걸어 다니기 힘들다. 결국 한화 측은 스쿨버스를 제공하기로 했지만, “차를 타야 학교 가는 아파트”라는 오명은 피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공개된 분양가를 두고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전용 84㎡ 기준 6억8800만~7억6000만 원으로, 인근 신축 단지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문제는 이 금액으로 청약 성적이 처참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분양한 ‘무거 비스타동원’은 비슷한 분양가에 모텔촌 인근 입지라는 단점까지 겹쳐 0.12대 1이라는 처참한 청약 성적을 기록했다. 울산 부동산 관계자는 “분양가가 낮았더라면 청약 성적이 훨씬 좋았을 것”이라며 “한화 포레나 브랜드 인지도는 높겠지만, 낡은 빌라 뒤에 위치한 입지 경쟁력은 더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주변 아파트 가격도 정체다. 인근 ‘문수비스타동원’ 전용 84㎡는 지난해 6월 6억4040만원에 팔렸다. 현재 최저 호가는 6억3000만원이다.
◇악성 미분양 증가하는 울산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울산 미분양 주택 수는 2531가구다.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036가구로 전달(889가구) 대비 16.3%(147가구) 늘었다. 남구 중심지인 공업탑 로터리 일대 '문수로롯데캐슬그랑파크', '문수로푸르지오어반피스', 'e편한세상신정스카이하임' 등 굵직한 브랜드 아파트들도 높은 분양가 탓에 줄줄이 완판에 실패했다. 이수형 씨는 "입지를 고려하면 차라리 공업탑 인근 아파트 입주권을 사는 게 낫겠다"며 "시세 차익도 크지 않을 것 같고, 학교가 먼 것도 청약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스카이브릿지를 비롯한 특화 설계로 승부수를 띄웠다. 울산 남구 최초로 스카이라운지를 만들고, 골프 연습장, 피트니스센터, 게스트하우스, 키즈짐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을 대거 도입했다. 내부 평면 역시 순환형 구조 등 고급화를 택했고, 가구당 주차 대수도 1.6대로 넉넉하게 확보했다. 하지만 고급화 전략이 청약자들의 지갑을 열게 할지는 미지수다. 높은 분양가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입지라는 근본적인 약점을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화 포레나 울산 무거는 2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30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6개월의 전매제한 기간이 있지만, 실거주 의무와 재당첨 제한은 적용받지 않는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