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새 주인 못찾아… 兆단위 오피스 빌딩 매각 불발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5.09.24 11:36

리모델링 후 3년후 재매각할 듯

[땅집고] 최근 서울 도심과 여의도에서 조(兆) 단위 오피스 빌딩 매각이 줄줄이 불발하면서 가격 거품이 꺼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광화문 일대 랜드마크로 꼽히는 서울파이낸스센터<사진>가 대표적. 소유주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은 2년여 전부터 약 1조5000억원대(연면적 3.3㎡당 4000만원)에 매각을 추진했지만 주인을 찾지 못했다. 지난해 말 매수의향서를 제출한 코람코자산신탁 리츠부문, 코람코자산운용, 벤탈그린오크(BGO) 등과 물밑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가격 조율에 실패했다. 당시 최고 입찰가는 GIC가 기대했던 것보다 낮은 1조2000억원대로 알려졌다. GIC는 건물 노후화로 제값을 받기 어렵다고 보고, 대규모 리모델링을 거쳐 3년 후 다시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서울역 맞은편 서울스퀘어 빌딩도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소유주인ARA코리아자산운용과 NH투자증권은 원매자들에게 가격을 더 올려 재입찰하라고 요구했다. 매도자는 1조원대 이상 매각을 추진 중이다. 다만 서울스퀘어 공실률이 20%선에 달하는 것이 협상 걸림돌로 꼽힌다. 여의도에서 브룩필드자산운용이 지난해부터 추진하던 4조원 규모 서울국제금융센터(IFC) 통매각 역시 가격 협상에 실패해 사실상 중단됐다. 브룩필드는 펀드 지분을 분할 매각하는 ‘셰어딜’ 형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에도 굳건했던 서울 오피스 시장은 최근 심상찮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올 7월 서울 오피스 월간 거래 총액은 7552억원으로 1조원대가 무너졌다. 강남권 오피스 거래액은 전월 대비 95% 이상 급감했다. 종로·중구 등 도심권 공실률은 4.35%를 기록했다. 2023년 6월 이후 처음으로 4%대를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도심권에는 조 단위 오피스 매물이 많은데, 도심권에 2030년까지 신축 오피스 공급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면서 “노후 빌딩은 향후 경쟁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

화제의 뉴스

"시세 3억대, 분양가는 6억?" 미분양 이천, 아파트 입지도 허허벌판ㅣ이천 증포5지구 칸타빌 에듀파크
모임공간 '상연재 서울역점', 확장 이전 100일 맞아 이벤트 연다
[인사] 한미글로벌
"반도체 팔아 부동산 쇼핑" 한미반도체, 강남 이어 한남동 건물 매입
분상제·비규제지역 '서수원 에피트 센트럴마크', 9일 1순위 청약

오늘의 땅집GO

감정가보다 4억 웃돈에도 "역대급 승자" 송파 아파트서 무슨 일
공사비 못 건진 '현대·반도·한신', 미분양 단지 통째로 임대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