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황제보석' 전 회장의 복귀플랜?..태광그룹 '업계 1위' 이지스자산 인수 노린다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5.09.17 11:33 수정 2025.09.17 14:38

[땅집고] 태광그룹이 서울 도심 호텔을 인수한데 이어 화장품 기업 애경산업과 국내 부동산 1위 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확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태광은 지난 4월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흥국리츠운용을 설립하고 서울 남대문 일대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을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약 2000억원 중반 수준. 이 거래로 남대문에는 흥국생명 사옥과 별관을 포함해 태광 소유 건물 6곳이 나란히 모여 이른바 ‘태광타운’을 이룬다. 향후 통합 재개발 방식으로 부동산 개발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태광산업은 이달 애경산업 경영권 지분 약 63%(약 4000억원)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주력 금융계열사 흥국생명은 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인수전에 뛰어들어 한화생명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에선 태광이 구조적 쇠퇴기에 접어든 섬유·화학 중심의 기존 사업 틀을 넘어 부동산·금융 등으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대규모 인수전에 나섰다고 평가한다. 태광이 가장 공을 들이는 매물은 이지스자산운용이다. 이지스는 올 상반기 기준 총 운용자산(AUM)이 66조8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부동산 운용사다. 창업주 고(故) 김대영 회장의 배우자 손화자 씨 지분 12.4%와 재무적 투자자(FI) 지분을 합친 66%를 매각한다. 이지스 기업 가치는 8000억원대로 5000억원 이상 투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순위 59위인 태광의 자산총액은 8조6680억원. 이 중 현금성 자산은 2조5000억원 정도다. 현재 추진 중인 신규 투자에 필요한 돈은 약 1조5000억원. 그룹 보유 현금 절반이 넘어 무리한 확장이라는 비판도 있다. 일부에서는 2011년 회삿돈을 배임·횡령한 혐의로 퇴진했던 이호진 전 회장 복귀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호진 전 회장은 보석 기간 중의 행적이 문제가 돼 ‘황제보석’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주력 계열사인 태광산업이 석유화학과 섬유의 구조적 불황 장기화로 사업재편 차원에서 신사업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면서 “최근 기업 인수전 참여도 이런 배경에서 진행 중인데, 이 전 회장의 복귀 여부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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