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복합 리조트 ‘마리나베이샌즈’를 성공적으로 시공했던 쌍용건설이 15년 만에 추진되는 대규모 확장 공사 입찰에 참여한다. 총 공사비만 11조1000억원(80억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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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층 규모 4번째 타워 신축…특급호텔·공연장 들어서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2010년 준공한 마리나베이샌즈의 2단계 확장 공사 입찰에 도전한다. 싱가포르 정부와 운영사 라스베이거스샌즈는 오는 2031년 1월 개장을 목표로 마리나베이샌즈 2단계 확장 사업을 추진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높이 193m, 55층 규모의 4번째 타워를 새로 짓는 초대형 공사다.
신축 타워는 단독 형태의 고층 건물이다. 총 570실 규모의 스위트룸을 갖춘 특급호텔과 쇼핑몰, 레스토랑, 전망대 등이 들어선다. 배 모양의 옥상정원인 '스카이루프'에는 인피니티 풀과 레스토랑이 들어설 예정이다. 기존 3개 타워와 새 타워 사이 부지에는 1만5000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아레나’도 신설된다. 이번 프로젝트의 시공사는 내년 중으로 선정될 계획이다.
쌍용건설은 2010년 마리나베이샌즈 메인 호텔을 성공적으로 준공한 경험이 있다. 지하 3층~지상 57층, 3개동 총 2511객실 규모로, 독특한 건물 외형 때문에 건설 난이도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건물이다.
이 호텔은 세 개의 타워를 거대한 배 모양 스카이파크로 연결한 독창적 구조다. 당시 이 프로젝트는 고난도 설계와 시공 난이도로 발주처조차 우려했던 사업장이었다. 매립지 기반의 부지와 독특한 ‘들 입(入)’자형 설계 구조로 인해 고도의 안정성과 정밀 시공이 필수였다. ‘현대판 피사의 사탑’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싱가포르의 관광 산업과 도시 이미지를 바꿔놓은 건물로 평가받는다. 마리나베이샌즈는 현재까지 5억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았다. 2018년 미북정상회담 개최 전날 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마리나베이샌즈에 ‘깜짝 외출’을 감행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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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피사의 사탑’ 만든 주역
싱가포르 정부는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2000년대 초반 마리나베이 매립지에 약 4조8000억원(35억 달러)을 투입해 세계 최고 수준의 도심형 복합리조트 건설을 계획했다. 21세기 건축의 기적으로 불리는 마리나베이샌즈는 이스라엘 출신 건축가 모셰 사프디가 트럼프 카드 두 장이 서로 기댄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했다. 2006년 라스베이거스샌즈가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고, 주요 프로젝트인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시공은 쌍용건설이 맡게 됐다.
2007년 진행한 1단계 시공 입찰에는 전 세계 14개 글로벌 건설사가 참여했지만, 쌍용건설은 영국계 홍콩 건설사 개몬 등 유력 경쟁자들을 제치고 최종 낙찰받았다. 바다를 메운 매립지에 건물을 지어야 하는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쌍용건설은 ‘TERS’(가설 흙막이 구조물) 공법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적정 공사 기간 48개월인 고난도 공사를 단축하며 27개월 만에 건물을 완공하는 데 성공했다. 쌍용건설은 스카이 파크 시공을 위해 길이 38~75m, 무게 200~700t짜리 철골구조물 총 7000t을 지상에서 조립해 200m 위로 끌어 올렸다. 또 기울어지고 갈라진 하층부 건물에 전해지는 약 6만톤의 막대한 하중은 트랜스퍼 트러스 공법으로 해결했다.
◇글로벌세아 편입 후 연속 흑자·시공능력 순위 상승
쌍용건설은 해외고급건축 시공실적 1위의 기록을 보유한 건설사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을 비롯해 두바이 ‘아틀란티스 더로열’ 등을 시공했으며 국내에서는 부산에 ‘아난티 코브’ 시공을 맡기도 했다.
쌍용건설이 2022년 12월 글로벌세아그룹에 편입한 이후 최근 3년 간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10계단 끌어올렸다. 쌍용건설은 국토부가 매년 발표하는 종합건설업 토건 시공능력평가에서 올해 23위에 올랐다. 2022년 33위, 2023년 28위, 2024년 26위에 이어 꾸준히 순위를 올리고 있다. 재무구조도 개선했다. 그룹 편입 다음해인 2023년 377억원의 영업익을 거두며 흑자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는 498억원 이익을 내며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2021년과 2022년엔 각각 1108억, 450억원의 적자를 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