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롯데그룹이 1000억원을 투입했던 헬스케어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도전장을 낸 지 3년 만이다. 그룹 내 시니어 레지던스 브랜드 ‘VL(브이엘·Vitality & Liberty)’에서 헬스케어 사업을 접목한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으나,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VL라우어(부산 기장)와 VL 르웨스트(서울 마곡) 건강관리 서비스가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1000만 실버 시대,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골든타임 놓치지마세요!

◇ 롯데, 1000억 쏟아부은 ‘헬스케어’ 사업 접은 이유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지주회사인 롯데지주는 지난달 테라젠헬스 지분 51%를 대일제약에 매각했다. 롯데그룹이 3년간 진행해 온 헬스케어 사업의 마지막 정리 수순이다. 테라젠헬스 지분은 지난해 말 롯데헬스케어 법인 청산으로 롯데지주로 넘어왔다.

롯데지주는 그간 2022년 3월 자본금 700억원을 투입해 만든 법인 ‘롯데헬스케어’를 통해 관련 사업을 영위해왔다. 유전체 분석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 테라젠이텍스그룹 자회사 테라젠바이오와 손잡고 ‘테라젠헬스’를 출범시켰다. 롯데헬스케어 51%, 테라젠바이오 44% 지분을 가졌다. 롯데는 이후로도 약 300억원을 더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1년여 정도 만에 법인을 정리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테라젠헬스를 활용한 사업 확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테라젠헬스는 비대면으로 유전자 정보를 수집하고, 결과를 제공하는 ‘소비자 대상 직접시행(DTC) ’ 유전자 검사’를 통해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다.

그러나 호주, 미국 등에서 활성화한 것과 달리, 한국의 경우 아직 시범사업 도입 단계부터 지지부진한 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롯데헬스케어 부진한 실적도 사업 동력을 잃게 했다. 2023년 연결 기준, 8억원 매출을 거두고 229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 VL, 유전자 분석 포함 건강 서비스 그대로 제공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인해 롯데 시니어 레지던스의 건강 서비스가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롯데지주가 롯데헬스케어를 선보이면서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을 연관성을 강조했던 영향이다. 법인 출범 당시 롯데그룹은 “플랫폼 상의 유전자와 건강 정보에 시니어 레지던스에서 제공한 정보를 더해 입주민 대상 차별화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의 유전자 관련 서비스는 VL시니어 레지던스의 핵심 요소로 꼽혔다. 삼성(호텔신라), GS(파르나스호텔), 한화(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국내 대기업이 호텔 운영 노하우만 내세우는 것과 달리, 전문성을 갖춘 자회사를 통해 유전자 정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해 차별화를 꾀했다. 호텔롯데는 VL 시니어 레지던스의 운영지원을 맡는다. 올해 1월 부산 기장에 문을 연 ’VL라우어’, 다음 달 서울 마곡에서 개관하는 ‘VL르웨스트’를 담당한다.

롯데 측은 헬스케어 사업 철수에도 유전자 정보 분석을 비롯해 건강 서비스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VL은 오너사에 따라 특화 서비스를 다르게 진행한다”며 “VL르웨스트의 경우 롯데의료재단 산하 보바스의원을 통해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VL라우어는 해당 서비스 제공 대상이 아니다.

한편, 롯데그룹은 향후 시니어타운, 푸드테크 등 분야의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시니어 레지던스 브랜드 ‘VL’을 확장하고, 롯데웰푸드를 통해 시니어 층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westseoul@chosun.com

땅집고가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노인복지주택 관리 및 운영 전문가과정(1기)’을 다음 달 29일 개강한다.

강의는 10주간 총 16회로 진행한다. 강의 시간은 매주 수요일 오후 3시30분~6시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