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송도신도시에 악재가 드리우고 있다. 송도신도시 개발 핵심 지역인 인천대입구역에 들어서는 대형 쇼핑몰 3개가 모두 수년째 공사를 미루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착공한 롯데 쇼핑몰마저 공사 중단을 결정했다.
◇ 롯데, 송도 타임빌라스 공사 돌연 중단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최근 인천 연수구 송도옹 8-1 일원에서 진행하던 ‘타임빌라스 송도점’(가칭) 공사를 중단했다. 물가 인상으로 자재비·인건비가 오른 여파라는 게 롯데건설 측의 설명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협력사와 업무 수행 관련 협의를 진행하느라 공사를 멈췄고, 이르면 이달 중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타임빌라스 송도점’은 부지면적 8만5950㎡에 걸쳐 연면적 28만5249㎡규모로 들어선다. 200여개 객실을 갖춘 최고 23층 규모 숙박시설을 품은 리조트형 복합 쇼핑몰로 조성한다. 판매시설동은 최고 6층이다. 건축계 노벨상 격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해외 건축 거장 리차드 마이어와 뉴욕 하이라인 파크를 설계한 조경 건축가 제임스코너가 기본 컨셉을 설계해 화제를 모았다.
올해 상반기 착공해 기반 공사를 하던 중이었다. 2026년 하반기 준공 예정이나, 이번 공사 중단으로 인해 준공 및 개점 역시 미뤄지게 됐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정확한 개점 일정을 정하지 않았으나,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 호재 넘치는 송도, 10년 넘게 실현된 게 없다
이로 인해 송도신도시의 숙원사업인 쇼핑몰 유치는 더욱 멀어지게 됐다. 인천대입구역에 들어서기로 한 복합쇼핑몰 3개 중 유일하게 공사를 나섰던 롯데 쇼핑몰마저 준공 시기를 가늠할 수 없어서다.
타임빌라스 송도점이 있는 인천 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 사거리는 복합 쇼핑몰 집결지가 될 전망이다. 5번 출구에는 롯데가, 3번 출구와 1번 출구에는 이랜드리테일과 신세계가 각각 쇼핑몰을 짓기로 했다.
이중 실제로 공사를 한 곳은 롯데가 유일하다. 2012년 ‘송도더샵파크애비뉴’ 아파트와 인천대입구역 사이에 위치한 상업용지 1만9587㎡ 를 매입한 이랜드리테일은 2014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착공계를 제출하면서 공사에 나서는 듯 했으나, 아직 착공하지 않았다. 펜스 내에는 수년째 건설 자재가 쌓여 있다. 녹에 슨 철근 사이로 무성히 잡초가 자란 상태다. 이들은 올해 6월, 펜스 내에 자재 보관 명목으로 초대형 비닐하우스를 설치해 주민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 관련 기사 : 송도 알짜 땅에 등장한괴물 비닐하우스…초역세권 14년 방치 미스터리
신세계가 2016년 사들인 쇼핑몰 부지 5만9730㎡도 펜스만 세워져 있다. 신세계의 경우 2027년 개점 목표로 인근 청라지구에서 ‘스타필드 청라’를 준비중인 것을 고려하면 송도 부지에서 수일 내 착공할 가능성은 낮다.
송도신도시 주민 A씨는 “아파트 입주 당시부터 쇼핑몰이 들어온다고 해서 기대가 컸는데, 수년째 소식이 없다”며 “송도 알짜 땅을 싸게 사갔으면서 10년 넘게 묵혀두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했다.
한편, 인천대입구역은 송도 대표 중심 상권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개발 속도가 매우 더딘 편이다. 수도권 최대 호재로 불리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B도 정차하지만, 개통 시점을 가늠할 수 없다.
인천 송도에서 남양주 왕숙까지 잇는 GTX-B는 당초 2027년 개통 예정이었다. 2022년 시공사 선정 후 사업비 부족 사태로 일부 건설사가 사업을 접었다. 결국 착공이 밀리면서 2031년 이후로 개통 예정일도 연기됐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