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아파트] 대구 10분 거리지만…입지는 허허벌판, 청약 흥행은 ‘글쎄’ㅣ다산 월드메르디앙 센텀하이
[땅집고] 이달 경북 고령군 다산면에 ‘다산 월드메르디앙 센텀하이’ 아파트가 분양한다. 행정구역상 고령군이긴 하지만 대도시인 대구시까지 자동차로 10분 내외로 진입할 수 있는 입지를 내세운다. 다만 단지 주변이 허허벌판으로 생활 인프라가 부족한데다, 2억원대 아파트를 찾아보기 힘든 다산면 일대에서 분양가가 6억원이 넘는 펜트하우스까지 지어 분양 흥행을 점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구 10분 거리 내세우지만…주변 둘러보니 허허벌판
‘다산 월드메르디앙 센텀하이’는 지하 4층~지상 최고 39층, 3개동, 총 463가구 중형급 아파트다. 이달 15일 특별공급, 16일 1순위 청약을 나란히 받는다. 2026년 7월 입주 예정이다. 시행은 경남 창원시에 본사를 둔 ㈜도시의꿈이, 시공은 은성건설·은성산업이 맡았다.
이 아파트 분양 홈페이지에선 ‘대구 생활을 10분 활용하다’란 문구가 눈에 띈다. 단지가 들어서는 고령군 다산면이 광역시인 대구시 달서구 및 달성군과 동서로 맞붙어있는 입지라는 점을 내세운 것이다. 실제로 ‘다산 월드메르디앙 센텀하이’에서 자동차를 타면 대구시 경계에 10분 정도면 진입할 수 있고, 운행하는 버스 노선도 여럿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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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단지 자체 입지는 허허벌판 수준이다. 금속·기계를 다루는 저층 공업사 건물과 논밭, 저수지 등으로 둘러싸여 있어 개발이 더딘 외딴 지역이라서다. 마땅한 생활 인프라가 없어 입주 후 생활 불편이 예상되는 셈이다. 예비청약자 사이에선 최고 39층 높이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기에는 다소 생뚱맞은 입지로 느껴진다는 의견이 나온다.
앞으로 입주자 불편을 가중시킬 만한 문제도 있다. 입주자모집공고에 따르면 시행사가 단지 남쪽으로 낸 주출입구 인근 도로를 지자체에 기부채납할 예정인 것. 이 때문에 ‘도로 개설 후 불법주차 등으로 부출입구 이용이 불편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경고 문구를 내걸어둔 상태다.
◇2억짜리 아파트도 드문 지역에 6억 넘는 분양가
‘다산 월드메르디앙 센텀하이’ 주택형은 총 10개 마련됐다. 이 중 거실, 침실 3개, 화장실 2개 등으로 구성하는 7476·84㎡가 총 457가구로 전체 주택 수의 98%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각 주택형마다 A타입은 4베이 판상형, B타입은 타워형으로 무난하게 설계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이 단지가 전용 103·115·121㎡ 펜트하우스도 마련해뒀다는 것. 남쪽으로 약 2km 정도 거리에 낙동강이 흐르고 있는데, 각 동 최고층 펜트하우스 거실창으로 낙동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리버뷰가 가능한 입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다산 월드메르디앙 센텀하이’ 입지를 고려하면 상품성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 시세 대비 비싸게 책정된 분양가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 121㎡ 펜트하우스 B타입의 경우 분양가가 6억6280만원으로 책정됐다. 현재 다산면 일대에 아파트 자체가 많지 않을 뿐더러 이 중 30평대가 실거래가 2억원을 넘긴 단지가 딱 한 곳 뿐이라 수요자 입장에선 고분양가로 느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밖에 중소형 주택형은 ▲74㎡ 2억9930만~3억2770만원 ▲76㎡ 3억370만~3억3600만원 ▲84㎡ 3억4370만~3억8250만원 등에 분양한다.
사업 주체 측은 ‘다산 월드메르디앙 센텀하이’ 미분양을 줄여보기 위한 당근책으로 금융 혜택을 마련해뒀다. 발코니 확장 옵션을 선택한 입주자에 한해 중도금 대출 무이자 조건 적용해주기로 한 것. 확장비는 84 기준 1540만원, 펜트하우스 기준 1870만~2200만원 등이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