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ICT 전문매체 ‘디지털데일리’ 200억 인수
제약사 언론 인수 배경에 관심
[땅집고] 종근당 그룹 지주회사인 종근당홀딩스가 언론사를 인수했다. 온라인 뉴스 업체 디지털데일리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전통 제약사가 언론사를 직접 품에 안은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종근당의 이번 선택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종근당홀딩스는 지난달 29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디지털데일리 주식 1만7546주를 200억원에 사들였다. 지분율은 87.7%다. 지분 취득액은 종근당홀딩스 자산 총액의 4.8%에 해당하는 액수다. 디지털데일리는 종근당홀딩스의 9번째 자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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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는 2005년 창간한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온라인 매체다. 네이버와 콘텐츠 제휴(CP)를 맺고 있다. ICT산업·통신·반도체·AI·빅데이터·모빌리티·게임 및 콘텐츠·IT서비스 보안·디지털 라이프 등 ICT산업 전 영역에 걸쳐 기사를 작성한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 총계는 105억원, 자본 총계는 95억원이다. 부채는 10억8400만원이다.
종근당은 이번 인수를 통해 ICT 산업 전반의 동향과 최신 정보를 신속히 확보하고, 이를 자사 연구개발 및 경영 전략에 적용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한다. 종근당은 스마트팩토리 구축 등 디지털 전환과 AI를 기반으로 한 공정 혁신 시스템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충남 천안 공장에 AI기술을 대거 적용한 스마트팩토리를 조성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산업이 AI 등 디지털과 맞물리는 방향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IT 전문 매체를 통해 업계 동향과 정보를 확보해 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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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이 언론사를 인수하거나 지분을 보유한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호반건설(서울신문·EBN), 태영건설(SBS), 중흥건설(헤럴드경제·남도이보)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건설사나 제조업 외 전통 제약계열 지주자가 언론사를 인수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대부분 언론 인수를 통해 기업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네트워크를 늘려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취지다.
종근당은 지난해 매출액 1조 5864억원, 영업이익 9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7%, 59.67%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82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6.5%, 57.2% 줄었다. 영업실적이 후퇴한 이유는 연구개발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게다가 종근당은 올 6월 경기 시흥시와 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배곧지구 7만9791㎡ 부지에 ‘바이오의약품 복합연구 개발단지’를 건립하기로 했다. 예상 투자 규모만 무려 2조2000억원이다.
종근당 측은 “이번 인수는 종근당홀딩스의 재무 여력 내에서 추진된 것이다”고 했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