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1만2000가구 배후 수요를 둔 아파트 상가마저 공실 지옥에 빠졌다. 서울 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과 이어진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 내 메인 상가 ‘포레온스테이션5’ 이야기다.
메인 상가 1층 정문에서 오른쪽으로 걸으니 상가 20개 호실 중 15개 호실이 공실이었다. 반대편도 은행과 부동산 몇 개가 전부다. 상가 안쪽은 공실이 더 많다. 들어선 점포 대부분은 부동산이다. 세탁소나 저가 커피점, 약국 등 아파트 1층 상가에서 볼 법한 간판이 없다. 그나마 있는 편의점은 한눈에 봐도 아담하다. 오가는 사람 수도 적었다.
◇ 전용 30평 임대 시세, 보증금 2억·1200만원
1층이 공실 폭탄이 된 가장 큰 이유는 임대료다. 중개사이트에 올라온 포레온스테이션5 메인상가 임대 매물 시세는 전용 20㎡(6평) 기준, 보증금 5000만원, 월세 250만원에서 400만원 사이다. 3.3㎡(1평) 당 41만원~66만원 선이다. 조금 넓은 곳을 찾으면 월세가 배로 뛴다. 전용 42㎡(12평) 한 매장은 보증금 1억원, 월세 800만원에 나와 있다. 전용 104㎡(30평)의 경우 보증금 2억원, 월세 1260만원으로 더욱 비싸다.
인근 하남 감일지구 상가 임대료와 비교하면 2배다. 감일푸르지오마크베르 단지 내 상가 전용 104㎡(30평) 임대 매물 가격은 보증금 6000만원, 월세 420만원이다. 포레온스테이션5 내 A부동산중개사무소 대표는 “메인 입구와 이어진 통로를 기준으로 임대료가 다르다”며 “메인 통로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400만원, 안쪽은 보증금이 같고 월세가 230만원 정도다”고 했다. 이는 준공 당시보다는 소폭 내린 가격이다. 그는 “준공 직후에는 3.3㎡(평) 당 가격이 100만원 선이었다”며 “임대인들이 10평 월세 1000만원을 불렀다”고 했다.
◇ ‘상가 쪼개기’ 1층 공실률 높인 주요 원인
재건축 당시 상가 조합원 수익을 최대한 보전하기 위해 1층 상가를 대거 분할한 것도 상가 공실률을 높인 요인 중 하나다. 포레온스테이션5의 1층은 전용면적 16.52㎡(5평) 안팎의 상가가 다닥다닥 있다. 전용면적이 12.82㎡(3.88평)에 불과한 곳도 있다. 속칭 ‘상가 쪼개기’를 한 결과다.
전용33~66㎡(10~20평) 면적이 많은 2층은 최근 미용실과 학원, 병원 등이 차례로 들어오고 있다. 1층보다 접근성이 낮아도 면적이 넓고 임대료가 저렴해 학원과 병원 문의가 꾸준했는데 임대료가 내려가면서 공실률이 낮아지고 있다. 9호선과 맞붙은 상가는 포레온스테이션5보다 규모가 작지만, 입점 점포가 다양하고 유동 인구가 많다. 여전히 높은 임대료를 고집하는 일부 호실이 공실이다. 대부분 호실이 전용33㎡(10평) 이상이다.
포레온스테이션5 내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많은 상가 조합원을 최대한 1층에 배치하려니, 상가 면적을 좁게 뽑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결국 개별 호실 면적이 너무 좁아서 들어 올 만한 업종이 없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이어 “투자자나 자영업자가 관심을 가지고 왔다가, 크기를 보고 아예 다른 지역으로 간 적이 부지기수”라며 “아파트 상가 1층에 부동산만 남게 됐다”고 했다.
◇ “1.2만 가구 상가 마저” 씁쓸한 단지 내 상가 시장
현장에서는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 내 메인 상가가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잘게 쪼개놓은 상가를 합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임대료를 감당할 자영업자를 찾기 힘들어서다. 일부 프랜차이즈 기업이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쉽게 덤벼들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지 내 4개 상가 연면적은 총 8만6318㎡(2만6111평)로, 웬만한 백화점과 맞먹는다. 포레온스테이션5 연면적은 6만1914㎡(1만8728평)다. 포레온스테이션5 내 C부동산 대표는 “대부분 아파트 상가 1층에 맛집과 편의점, 저가 커피 브랜드가 줄줄이 있는데, 1만2000가구 아파트 1층이 텅 비어있으니 황당하다”며 “올림픽파크포레온 역시 오프라인 시장 침체로 상가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을 비껴가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