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단체 무비자 입국 임박
호텔 등 숙박업 호재
블루그라운드 등 단기임대 부상
[땅집고] 한국을 찾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이달 말부터 허용되면서, 국내 숙박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외국인 관광 수요가 하반기 더 폭발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호텔·단기임대 시장이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관광 활성화 미니정책TF’ 회의를 열고, 오는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중국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방한 관광시장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번 무비자 정책이 시행되면 추가 방한 수요를 유발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실질적인 내수 진작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7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88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70만명)보다 1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엔 K-팝 콘서트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등 국제회의가 열려 연간 방문객 2000만명 돌파도 기대한다.
문제는 객실 수급이다. 서울 도심 주요 호텔들은 이미 연말 성수기 예약률이 높아지고 있으며, 대형 MICE(회의·컨벤션·전시회) 행사와 해외 기업 출장, 개별 관광객이 몰리면서 단체 여행사를 위한 객실 확보가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중국 단체 무비자 소식이 알려진 뒤 대형 여행사들이 4분기 단체 예약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다른 일반 여행객이나 출장객들이 방을 구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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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임대 시장에도 미치는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업 출장, 국제 회의·박람회 참가자, 개별 자유여행객까지 겹치면, 호텔뿐 아니라 게스트하우스, 레지던스형 숙박시설, 고급 오피스텔 등까지 수요 쏠림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대상 단기숙박 수요가 늘어났지만, 10월부터 에어비앤비에선 등록되지 않은 숙박업소가 퇴출될 예정이다.
최근 서울 도심권에서는 외국인·기업 출장객을 겨냥한 ‘프리미엄 단기임대 플랫폼’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글로벌 임대 1위 기업인 블루그라운드가 운영하는 곳은 예약률이 90% 안팎이다. 호텔과 달리 가전·가구가 갖춰진 주거형 숙소를 장·단기 모두 유연하게 이용할 수 있어, 대형 국제 행사·단체 관광객 유입기에는 대체 숙박 수요를 흡수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숙박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숙박업계는 객실 부족을 이유로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내국인이나 다른 외국인 관광객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