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궁합이 좋은 냉면과 숯불갈비를 세트로 팔면서 외식업계에서 한식 냉면 프랜차이즈 선두기업이 된 ‘육쌈냉면’이 서울 성수동 꼬마빌딩 단기 투자로 1년 만에 27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신축·리모델링 등 별도 개발 활동 없이 단순 보유만으로 얻은 시세 차익이라, 성수동 빌딩 시장이 뜨겁다는 것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거래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빌딩업계에 따르면 ‘육쌈냉면’을 운영하는 주식회사육쌈은 지난해 5월 59억5000만원에 매입했던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일대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210.42㎡ 규모 꼬마빌딩을 올해 7월 86억8500만원에 매각했다. 이 건물을 매입한 지 1년 2개월만에 되팔아 27억3500만원에 달하는 차익을 실현한 것이다.
이번에 주식회사육쌈이 매각한 건물은 성수동 상권에서 핵심 입지란 평가를 받는다. 1970년 준공해 1985년 리모델링을 거친 꼬마빌딩이라 내외부가 신축처럼 깔끔하지는 않지만, 맛집으로 유명한 ‘소문난 성수감자탕’ 매장이 자리잡고 있는 메인 사거리 남쪽으로 붙어있는 등 기본적으로 유동인구가 풍부한 곳이라서다.
지난해 주식회사육쌈이 이 성수동 건물을 매입했을 때만 해도 직접 육쌈냉면 점포를 새로 열고 운영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 1년 넘게 주식회사육쌈은 이 건물을 단순 보유하고만 있다 매각해 시세 차익을 거두는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5월 매수 가격을 계산하면 3.3㎡(1평)당 1억8000만원 정도다. 올해 7월 매도가는 2억6000만원으로 매매금액 대비 거의 1.5배 넘게 뛰었다.
최용식 빌딩로드중개법인 팀장은 “해당 건물의 경우 성수동 일대에서도 입지가 좋은데다 명도 조건으로 계약되다 보니 팝업스토어나 안테나 매장이 입점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것이 장점이고, 총 매매가가 100억원 미만으로 비교적 부담이 없어 거래가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인근 시세를 고려하면 임차인을 받을 경우 평당 50만원 정도 임대료를 책정할 수 있는데, 보증금 3억원에 월세 3000만원 조건으로 계약하며 매입가 기준 수익률이 4% 이상이라 매수자가 계약을 결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경기 구리시 인창동에 본사를 둔 주식회사육쌈은 2013년 설립해 올해로 13년 차인 중소기업이다. ‘고기에 싸먹는 냉면’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냉면을 주문하면 숯불고기를 기본으로 제공하는 세트 메뉴로 소비자 발길을 잡았다. 자본금 3000만원으로 시작했는데 2018년 기준 매출액 82억5825만원에 영업이익 12억9070만원, 당기순이익 11억811만원을 기록한 이력이 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