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준공 52년 차를 맞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은하 아파트가 공공산후조리원을 기부채납하는 방식을 추진하면서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4월 개정한 서울시 도시계획조례를 처음 적용하는 것으로, 재건축 기부채납을 통해 공공산후조리원이 들어서는 최초의 사례가 될 전망이다.
4일 재건축 업계에 따르면 영등포구청은 최근 여의도 은하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의 사업시행자인 하나자산신탁에 ‘공공기여 시설(기부채납) 제안에 따른 검토 결과 알림’ 공문을 보내 “공공기여시설 로 연면적 4000㎡ 내외 공공산후조리원 반영을 검토 바란다”고 알렸다.
앞서 서울시는 작년부터 공공산후조리원을 기부채납으로 할 것을 은하아파트에 제안했으며 조례 개정 이후 후속 절차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올 4월 조례 개정을 통해 서울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정비나 재생 사업 지구단위계획 수립 시 공공산후조리원, 공공예식장, 노인문화시설, 파크골프장 등을 공공기여 시설로 지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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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에는 송파구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 서대문구 ‘품애가득’ 등 공공산후조리원이 단 두 곳뿐이다. 두 곳은 모두 구립 공공산후조리원이다. 은하아파트에 들어설 시설은 서울시가 직접 운영하는 첫 시립 공공산후조리원이 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서울시는 “아직 운영 주체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은하아파트 공공산후조리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누가 어떻게 운영을 할 지에 대한 구체안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은하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현재 신속통합기획 자문과 정비계획안을 투트랙으로 병행하고 있는데, 9월 말 2차 신통기획 자문위를 거쳐 기부채납 문제를 확정 지으면 재건축의 고비 하나를 넘는다”며 “같은 시점에 정비계획안을 접수해 구청 심사와 주민설명회·공람 절차를 거쳐 건축심의를 포함한 통합 심의에 들어갈 예정”고 설명했다.
1974년 준공한 은하아파트는 4개 동, 360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121㎡ 단일 평형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데 이어 최근 정밀안전진단까지 최종 통과하면서, 여의도 재건축 후발주자임에도 사업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재건축이 속도를 내면서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금리, 토재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등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오름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하아파트 121㎡는 지난 6월 30억 6000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