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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젠틀몬스터 옆 20억 빌딩 '임대' 후 철거…"신사옥 가리지마"

뉴스 배민주 기자
입력 2025.09.03 06:00

젠틀몬스터 신사옥 옆 건물 사라져
매입 거절당하자 “임대 후 철거” 초강수

[땅집고]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젠틀몬스터가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젠틀몬스터 운영사이자 글로벌 패션 기업 아이아이컴바인드가 10월 성수동 신사옥 개관을 앞두고 최근 옆 건물을 허문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신사옥 바로 옆에 멀쩡히 서 있던 꼬마빌딩을 철거한 것이다.

1년 전 리모델링을 마친 수익형 부동산을 없애버린 건 단순히 신사옥 외관을 돋보이게 하기 위함이다. 브랜드 홍보를 위해 신사옥 자체를 거대한 ‘쇼케이스’로 쓰겠다는 명분으로 해석된다. 성수동2가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옆 건물을 허물면서 신사옥 외관에 시선이 몰리는 효과가 있다”며 “빈 부지에는 조형물을 설치해 브랜드 홍보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땅집고] 올해 4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아이아이컴바인드' 신사옥 건물 옆에 위치한 꼬마빌딩(위)이 최근 철거된 모습(아래).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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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지난 6월 성동구 뚝섬로 437 부지(대지면적 224㎡)를 보증금 5억원, 월세 4000만원 조건으로 임차했다. 당초 아이아이컴바인드 측이 건물과 부지 전체를 매수하는 걸 원했지만, 건물주가 매각을 원치 않아 꼬마빌딩을 허무는 조건으로 임대차 계약을 진행했다. 아이아이컴바인드가 매입을 했다는 이야기가 돌았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셈이다.

이 빌딩은 1987년에 준공했다. 지난해 10월쯤 노후 건물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신축 빌딩과 다름없는 상태의 건물로 탈바꿈했다. 지하 1층~지상4층 규모 건물과 토지를 합친 시세는 약 100억원, 철거된 건물만 해도 약 20억원대 가치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이번 건물 철거를 두고 돈만 있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는 시장 논리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건축 자원 낭비이자 부동산 과열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부동산 투자도 혁신적으로 한다는 시선도 있다.

[땅집고]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에 들어서는 '아이아이컴바인드' 신사옥 조감도. /아이아이컴바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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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아이컴바인드는 10월 지하 5층~지상 14층 규모의 신사옥을 개관한다. 공사비만 407억원이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신사옥 부지 매입에 266억원(2018년)을 썼고, 2020년 한국산업은행에서 1000억원을 대출받아 공사를 진행했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예술적 감각과 실험적인 건축을 강조하는 기업이다. 이번 신사옥 역시 노출 콘크리트와 해체주의 건축을 접목해 건물 자체를 브랜드 쇼케이스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건물은 파격적인 디자인과 함께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면서 공사 과정에서부터 화제가 됐다. 개관 후에는 성수동 일대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저층부에는 젠틀몬스터, 탬버린즈, 패션 브랜드 ‘어티슈’, 베이커리 ‘누데이크’ 등 자사 브랜드가 입점할 예정이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김한국 대표가 2011년에 세운 회사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891억원, 영업이익 2338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30%, 54.7% 늘어난 수치다. 올해 6월엔 구글이 아이아이컴바인드에 약 1450억원을 투자해 지분 4%를 확보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업계에서는 “매출 1조원 돌파를 앞둔 성장세가 이번 초대형 사옥 투자와 인근 건물 임대 후 과감한 철거 결정을 이끌었다”고 해석한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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