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입주 ‘인덕원자이SK뷰’ 조합 내부 갈등
비대위, 비례율 하락으로 인한 분담금 증가에 불만
정우조 조합장 “분담금 증가 과하지 않아, 과도한 주장”
[땅집고] 경기 의왕시 내손동에 위치한 내손다구역 재개발 아파트 ‘인덕원자이SK뷰’가 2018년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뒤 7년 만인 올해 5월 입주했다. 신속하게 재개발을 진행해 내년 하반기 조합 청산으로 사업 완수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최근 비상대책위원회가 조합장을 해임하겠다고 나섰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내손다구역 재개발조합의 일부 조합원들로 구성된 비대위 측이 정우조 조합장에 대한 해임안을 발의했다. 오는 9월 12일 총회를 통해 정 조합장의 재신임 여부가 결정된다. 전체 조합원 1316명의 과반이 출석하고, 그 중 과반수가 동의하면 정 조합장은 해임된다.
노후 다세대주택과 단독주택 밀집 지역이던 내손다구역은 재개발을 통해 ‘인덕원자이SK뷰’로 변신했다. 올해 5월 입주한 신축 단지로, 최고 29층, 20개동 2633가구 규모다. 조선일보 AI부동산(☞바로가기)에 따르면, 전용면적 84㎡ 입주권이 지난 6월 최고 11억6200만원까지 거래됐다. 보존등기가 이뤄지기 전임에도 같은 면적 기준 인근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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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대위 “비례율 떨어진 책임” vs 조합장 “과도한 주장”
이미 입주를 마쳤고, 인근 지역 대장주 아파트가 됐음에도 조합 내부 갈등이 폭발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비업계에 따르면, 착공 시점에서 추정비례율과 현재의 추정치에 차이가 발생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조합은 올해 4월 관리처분변경인가를 위한 총회를 개최하기 전 조합원들에게 추정비례율이 2022년 6월 착공 시기의 108%에서 98%로 떨어졌다는 것을 고지했다. 그로 인해 분담금이 각 조합원의 종전자산 감정평가액에 따라 일부 추가될 것이라고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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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는 종전자산 감정평가액 2억원인 조합원이 전용면적 59㎡을 분양받으면 약 1억5900만원의 분담금을 내야 한다. 조합원 분양가 약 3억7500만원에서 권리가액 2억1600만원(종전자산 감정평가액*비례율)을 뺀 금액이다. 조정된 비례율 조건에서는 권리가액이 1억9600만원으로 낮아져 분담금은 1억7900만원으로 기존 금액 대비 2000만원 늘어난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비대위 측은 “정 조합장과 조합이 사업을 방만하게 운영했고, 비용을 부풀렸다”는 주장과 함께 조합장을 해임하는 안건을 발의했다. 비대위 측은 원목마루, 에어컨 추가설치 비용 등 불필요하게 지출된 금액이 600억원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조합장은 “비대위 측은 조합의 방만한 운영과 비용 부풀리기로 추가분담금이 수억원 추가됐다고 주장하지만, 비례율 수치만 보고 과대 해석한 것”이라며 “기존에 조합원 각각 부담해야 하는 분담금에 추가된 것은 맞지만, 조합에서 부담하는 이주비 대출 이자, 기반시설 공사 비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 비례율 하락 원인은? “이주비 대출 이자 조합이 부담”
내손다구역은 실제 사업 과정에서 사업비가 추가됐다. 공사비 인상분 690억원, 단지 인근 송전선로 지중화 공사 220억원, 기반시설 공사 140억원, 이주비 대출 이자 인상분 100억원 등 기존 계획보다 약 1100억원 이상 추가 지출이 있었다. 비대위는 이 중 약 600억원이 조합 측이 불필요하게 지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조합장은 “2018년 4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후 올해 5월 입주할 때까지 7년 사이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공사비, 인건비 증가 등 불가피한 상황이 있었다”며 “송전선로 지중화 공사도 의왕시, 한국전력 측과 협의해 조합 부담을 최대한 줄이는 등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1000억원이 넘는 추가 지출이 있었지만, 사업 과정에서 수익이 늘어나기도 했다. 특히 일반분양 수익이 조합 계획 대비 460억원 늘었다. 당초 조합 측이 3.3㎡(1평)당 2300만~2600만원을 예상했으나, 2022년 9월 당시 평당 3000만원 정도에 공급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민간임대주택 매각 금액도 당초 예상보다 160억원이 추가됐다.
그럼에도 비례율이 하락한 결정적 원인은 400억원 규모의 이주비 대출 이자다. 원칙적으로 이주비 대출에 대한 이자는 조합원이 개인 부담해야 하지만, 정 조합장은 사업 초기 조합이 부담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2018년 12월 관리처분계획 총회 이후 약 13개월만에 이주를 완료했으나, 이후 이주비 대출 이자가 오르면서 조합의 부담도 커졌다.
조합에 따르면, 의왕 내 타 정비사업장처럼 이주비 대출 이자를 조합원이 부담했을 경우 비례율은 당시 추정했던 108~11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조합원들은 각자의 종전자산 감정평가액 규모에 따라 이주비 대출 이자를 부담해야 했다.
해임 위기에 몰린 정 조합장은 “비대위 조합원들이 제기한 의혹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토론할 수 있는 자리를 제안하다”며 “내손다구역은 사업시행인가부터 입주까지 과정을 7년 만에 마무리했고, 내년 하반기까지 추가적인 비용 없이 빠른 시일 내에 조합을 청산해 사업을 마무리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