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내년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 본사를 떠나 광진구 구의역 인근으로 사옥을 옮긴다. 쿠팡이 빠져나간 잠실 타워730에는 경쟁사인 배달의민족이 들어서면서,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의 ‘자리바꿈’이 이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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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준공한 ‘이스트폴’ 오피스동으로 본사를 이전한다. 이스트폴 내 오피스동은 두 개 동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가운데 A동(지상 31층 규모)은 4층부터 최상층까지 전부 쿠팡이 임차했다. B동은 KT 등이 사용할 예정이다. 쿠팡은 현재 잠실 신천동 ‘타워730’을 본사로 쓰고 있으며, 내년 임대차 계약 만료를 앞두고 부서별 순차 이전을 시작해 이스트폴에 통합 사옥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이번 이전이 완료되면 쿠팡 임직원 약 7000명이 이스트폴에 둥지를 틀게 된다.
쿠팡은 현재 잠실 본사 외에도 서울 곳곳에 분산된 사무실을 운영 중인데, 이를 광진구로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쿠팡은 지난 2017년 잠실 타워730으로 사옥을 확장 이전하며 성장세를 본격화한 바 있다. 올해 2분기 쿠팡 매출은 12조원으로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이스트폴 오피스는 강남이나 여의도와 같은 주요 업무지구에 위치한 것은 아니지만 지하철 2호선 구의역과 직접 연결돼 있다. 신축인데 비해 임대료도 합리적이다. 이스트폴의 경우 오피스 고층부의 현재 3.3㎡당 보증금은 109만원, 월임대료 10만900원, 관리비 4만3000원 수준이다.
이스트폴은 리테일 시설인 NC이스트폴과 총 1063가구 롯데캐슬 이스트폴 아파트, 최고 31층의 오피스, 150실의 5성급 풀만 호텔, 282실의 기업형임대주택 리마크빌, 광진구 신청사, 구의회, 보건소 등으로 구성돼 있다.
쿠팡이 빠져나간 타워730에는 경쟁사인 배달의민족(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입주한다. 배달의민족은 현재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중심으로 송파 일대 4곳에 사무실이 흩어져 있다. 이번에 타워730을 통째로 임차해 통합 사옥으로 꾸리겠다는 계획이다. 2028년 입주 조건으로 임대 계약을 맺었다.
쿠팡은 현재 타워730 오피스 면적의 약 80%에 해당하는 19개층(지상 8~26층)을 본사로 사용하고, 나머지 층에는 현대해상 및 계열사가 입주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쿠팡이 사용하고 있는 공간을 비롯해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임차하고 있는 층까지 추가로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쿠팡보다 두 배 가까운 임대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이 쿠팡의 자리를 잇는 셈”이라며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의 이전으로 서울 동부권 일대 오피스 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