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최고급 멤버십클럽 ‘디아드청담’ 건물이 조감도와 완전히 다른 외관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유명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설계에 참여한다고 알려져 건축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실제 완공 건물이 당초 화려하고 독특한 디자인과 전혀 다른 모습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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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디자인 배신’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내 최고가 아파트도 못 피했고, 여전히 전국 각지의 공사 현장에서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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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원한남도 못 피했다
올해 5월 전용면적 273㎡가 250억원에 거래된 초고가 아파트 ‘나인원한남’도 과거 시공 당시에 조감도와 크게 다른 외관이 나와 부동산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사업 초기 조감도에서 화려한 외관, 입체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으나 실제 완공된 건물은 평범한 저층 아파트 형태로 지어졌다. 고급 주거단지를 표방한 것과 달리 완공 이후 건물은 조감도와 전혀 다르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금도 외관을 두고 ‘멋이 없다’는 말이 종종 나오지만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격을 고려하면 과거 조감도 논란은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나인원한남은2018년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임대 후 분양으로 공급했다. 분양 전환가격은 3.3㎡당 평균 6100만원으로 펜트하우스는 3.3㎡당 1억원 안팎이었다. 전용 207㎡(75평형)는 45억7500만원, 244㎡(89평형)는 54억3000만원, 펜트하우스(244㎡)는 90억원이다. 조감도와 다른 건물이라는 비판은 무색했다. 펜트하우스 집값은 160억원 상승했다.
디아드청담은 외관이 홍보된 조감도와 크게 달라 논란이 됐다. 특히 세계적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설계를 맡으면서 유명세를 탔지만,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페로 본인은 시행사 측에 “내 이름을 빼 달라”고까지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 과정에서 원안과 다른 설계가 진행되면서다.
디아드청담은 국내 첫 사교모임 클럽이다. 회원권 가격만 10억원에 달하는 고가 프라이빗 멤버십 클럽이다. 청담동 1번지에 들어선 건물로 고급 레스토랑, 골프 연습장, 라운지, 실내 스파와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모든 시설은 철저히 회원제로 운영된다.
최근엔 경기 고양시 일산에 들어선 더샵 일산 엘로이에서도 분양 당시 홍보한 내용과 다른 방식으로 시공돼 입주예정자들의 반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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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책임 묻기 어려워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의 배경에 ‘비용’과 ‘공사 일정’ 문제가 있다고 본다. 건축 심의 과정에서 초기 기획안이 축소되고, 공사비 상승 등의 이유로 설계가 변경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건축 거장들이 설계한 원안은 고급 자재 사용과 독창적 구조를 전제로 하는데, 실제 국내 공사 과정에서는 예산 초과와 시공 난이도로 인해 축소·변경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최근 재건축 수주전에선 해외 유명 건축가의 이름값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압구정, 여의도 등 강남·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의 홍보 책자를 보면 세계적 명장이 한국 아파트 설계에 적극 참여하는 듯한 장면이 넘쳐난다. 하지만 실제 완공 후에는 ‘조감도는 어디 갔느냐’는 불만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감도, 견본주택 이미지와 실제 건물과 괴리된 사례가 늘면서 조합원, 수분양자들의 불신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조감도와 실제 건물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발주처(시행사), 시공사에 법적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다. 건물의 화려환 외관과 장점을 극대화해 제작한 조감도 한쪽 구석엔 아주 작은 글씨로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자료로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건물이 설계안과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오면 신뢰에 큰 타격을 입는다”며 “앞으로는 시공 가능성과 현실적 제약을 고려한 설계·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