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강남 1.5만평 금싸라기 땅, 세브란스 대신 호반이 가져간 이유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5.08.24 06:00

[땅집고] 서울 강남권에 복합개발이 가능한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양재천·탄천 옆 부지가 매각돼 이목이 쏠린다. 호반그룹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코원에너지서비스 본사 부지를 5000억원대에 인수하며 강남 핵심 부동산을 손에 쥐었다. 당초 연세의료원이 강남세브란스 신축 이전 부지로 검토했던 곳이지만, 막대한 개발 비용과 공공기여 부담을 이유로 포기한 땅이다.

[땅집고] NH투자증권과 한국토지신탁, 호반그룹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27-1번지 일대 코원에너지서비스 본사 사옥과 부지를 5050억원에 매입했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한국토지신탁·호반건설은 최근 SK이노베이션 E&S 자회사인 코원에너지서비스 본사 사옥과 부지를 5050억원에 매입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27-1 일대로 부지 규모는 4만8452㎡, 건축물 연면적은 9017㎡에 이른다. SK이노베이션 E&S는 지난해부터 해당 부지 매각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번 매입은 형식상 NH투자증권과 한국토지신탁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이름을 올렸지만, 실제 자금 조달과 개발 추진의 주체는 호반그룹으로 알려졌다. 호반그룹은 주택 중심이 아닌 비주거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부지 활용 방안으로는 공동주택뿐 아니라 리테일, 시니어하우징 등을 포함한 복합개발 가능성이 거론된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향후 계획이나 투자 규모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했다.

해당 부지는 서울시의 탄천 합수부 개발 대상에 포함된 곳으로, 서울시는 15년 넘게 부지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까지는 걸어서 10분 걸린다. 강남구 인기 학군지와 가깝고 주변에 인프라가 풍부해 개발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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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해당 부지는 연세의료원이 강남세브란스 병원 신축 부지로 적극 검토했던 곳이다. 하지만 병원 건립비와 함께 종상향 등을 통한 개발 과정에서 요구되는 공공기여 규모가 최대 1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결국 철회됐다. 코원에너지서비스 부지는 과거에도 매각 시도가 있었지만, 개발 과정에서의 서울시 협의와 막대한 기부채납 부담 탓에 매번 무산됐다.

넘어야 할 산은 크다. 현재 부지는 ‘자연녹지지역’으로 묶여 있어 대규모 개발을 위해서는 반드시 용도지역 종상향이 필요하다. 서울시와의 사전협상을 통해 일반상업지역 등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기부채납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알짜 입지인 만큼 개발 잠재력은 크지만, 서울시와의 협상 결과에 따라 사업성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컨소시엄에서 개발 사업안을 제출한 뒤에 용도지역 상향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것이다”며 “용도지역 상향이 이뤄질수록 공공 기여 규모는 더 커질 것이고, 주변 지역과도 고려해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호반건설은 동탄, 판교, 광교 등 주요 신도시 공공택지에서 주택사업 확장으로 통해 외형을 키웠다.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2017년 호반그룹은 대기업 집단에 편입될 정도로 빠르게 몸집을 불렸다. 그러다 최근 건설경기 침체로 수익이 크게 줄었다. 호반건설의 분양수익은 2022년 2조505억원에서 2024년 1조1476억원으로 감소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중견건설사들의 벌떼입찰 논란 이후 비주택 부문 다각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라며 “호반건설도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모색하는 중이다”고 했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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