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시장가액비율 60→80%,
공시가격 시세반영률 69→90% 적용?
업계에 부동산 세금 규제 지라시…“보유세 대폭등 하나”

[땅집고] 최근 정부가 9월 초쯤 발표할 부동산 공급대책에 세금 규제의 포함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업계에선 부동산 공시가격이 대폭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 도는 지라시 등에는 정부가 구체적으로 공정시장가액비율,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을 대폭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 적혔다. 국토교통부는 조만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수정 방향 검토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과정에서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했지만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최근 “시장안정이나 주거복지를 위한 일이라면 그 수단이 제약돼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이 “(인터넷) 댓글창을 보니까 ‘제일 센 대책(세금 정책)을 안 쓴다고 했으니 (투자)하자’고 하던데 그건 오산”이라거 밀하면서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세금폭탄 정책을 재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 도는 소문에 따르면 가령 정부가 공정시장가액비율(현행 60%)을 지난 문재인 정부 수준에 조금 못 미치는 80%로 높이고,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을 현행 69%에서 90%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금을 매길 때 기준이 되는 집값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에서 다시 한번 과세표준을 정할 때 몇%를 반영할 지 결정하는 비율을 말한다. 만약 공시가격 상승안이 업계에 도는 이야기 수준으로 오르는 경우 강남권 고가단지 1주택자도 보유세가 올해보다 50%에서 많게는 두 배 가까이 상승할 수 있다.

올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는 현재 실거래 가격이 42억원 수준이다. 공시가격은 26억4880만원으로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69%가 적용됐다.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지난 3년 연속 동결됐지만, 은마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지속 상승해 2024년에는 보유세가 590만원, 2025년에는 1068만원 정도가 올랐다.

하지만 정부가 만약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을 90%까지 상향하면 보유세는 2123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상승할 전망이다.

현재 시세가 52억원 수준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역시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올해 보유세는 2111만원, 내년에는 3100만원(49%)으로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두 단지 중 가격이 더 낮은 은마아파트의 보유세 상승률이 높은 이유는 보유세 누진세율을 적용 구간 때문이다. 종부세는 50억원 이상은 같은 비율을 적용한다. 공제되는 12억원을 제하고, 남은 과세표준 적용 금액이 은마아파트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크게 확대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50억원 이상의 초고가 주택보다, 시세 20억~40억원대 1주택자의 세금 부담 비중이 훨씬 증가할 전망이다.

그 밖에도 장기간 1주택에 실거주하는 경우 적용되는 장기보유특별공제(최대 80%), 양도소득세 중과세 등까지 손질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주택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명 ‘이재명 책사’로 불리는 이상경 국토부 1차관이 부동산 전문가 5명과 비공식 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같은 지라시 내용들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들 전문가 중에 일부는 시장에서 한국시장에는 버블이 끼여 있는 만큼, 세금을 높여 주택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폭락론자(시장 하락을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 수요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정부의 재정 악화 등을 고려하면 역대 정부보다 훨씬 강력한 세금 규제가 적용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졌다고 토로하고 있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