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단지 분석] 서울 대표 미분양 단지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입주 시작했지만, 가격은 ‘잠잠’
‘미분양 대표 주자’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분양권·입주권·회사보유분…매입 때 주의해야
[땅집고] 지난달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를 7일 오후에 찾았다. 주변은 노후 주택가로 둘러싸인 곳이지만, 이 단지만큼은 새하얀 외벽의 신축 아파트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단지 정문엔 다소 이색적인 풍경이 눈에 띄었다. 4개 층을 오가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는 것이다. 아파트 단지 안에 수직 이동용 엘리베이터가 놓인 건, 이곳 지형이 심한 경사지라는 방증이다. 30도를 훌쩍 넘는 더운 날씨에 경사가 심한 단지를 둘러보니 금세 땀이 뻘뻘날 정도였다. 단지 내 경사가 심한 곳곳엔 계단과 경사로가 혼재돼 있다. 특히 2단지는 1단지보다 더 높은 고지대에 위치해 단지 정문에서 걸어서 올라가려면 상당히 불편하다. 지난달부터 입주가 시작됐고, 현장에는 곳곳에 이삿짐 차량과 입주민 차량이 드나드는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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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는 지하 3층~지상 15층, 총 12개 동, 827가구 규모다. 이 가운데 409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었다. 전용면적은 49~84㎡로 구성됐으며, 전용 84㎡ 분양가는 10억~11억3000만원 수준이다. 전용 59㎡는 8억원대였다.
이 단지는 지난해 5월 분양 당시부터 ‘미분양’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단지다. 총 208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94가구가 미달돼 무순위 청약으로 넘어갔고, 그 이후에도 8차례나 무순위 청약을 실시했을 정도다. 서울 도심권 신축임에도 좀처럼 물량이 소진되지 않았다.
현재 시장에서는 분양가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단지는 광화문·시청 등 도심업무지구와 거리상 가깝지만, 교통 여건이 단점으로 꼽힌다. 지하철 3호선 홍제역까지는 도보 접근이 어렵고, 마을버스를 타고 10분 이상 이동해야 한다. 네이버 지도 기준으로 홍제역까지는 걸어서 25분 걸린다. 미분양이 났던 원인도 대중교통 접근성이 꼽힌다. 홍은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게자는 부동산 “신축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서울 브랜드 신축 매매가가 크게 올랐지만, 이 단지는 가격 반등 없이 조용하다”고 했다.
입주민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로얄동은 101동이다. 단지 전면에 위치해 일조권과 조망이 뛰어난 데다,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과의 접근성도 좋다는 평가다. 반면, 2단지는 언덕 위 고지대에 위치한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2단지는 총 3개 동, 전용 59㎡(25평형) 위주로 구성돼 있으며, 같은 평형이라도 1단지보다 시세가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입주민 김모씨는 “단지 내 평탄화 작업이 잘 돼있고 엘리베이터도 설치돼 실제 경사를 체감할 일은 거의 없다”며 “지하철 역까지도 빠른 걸음으로 15분이면 도착이 가능하다”고 했다.
현재 이 단지를 매입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회사 보유분, 분양권, 입주권으로 나뉜다. 회사 보유분은 전용 84㎡ 기준으로 7가구가 남아 있으며, 모두 5층 이하의 저층 매물이다. 계약금 5%, 잔금 95% 조건으로 바로 입주할 수 있다. 분양권은 청약에 당첨된 수분양자가 매도하는 매물로 11억원 초반대에 형성돼 있다.
가장 가격이 낮은 건 입주권 매물이다. 전용 84㎡ 기준 10억원 초반대 매물이 등장한다. 하지만 입주권은 조합원 지위를 승계하는 방식으로, 추가 분담금이 얼마나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리스크가 따른다. 실제로 분양권과 입주권 간 가격 차이는 1억원까지도 벌어진다. 이에 입주권보다 가격을 낮춘 분양권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권 매물은 조합 청산까지의 불확실성이 있어 실수요자에겐 부담이 큰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단지의 전세 시세는 전용 84㎡ 기준 약 6억원대로 형성돼 있다. 같은 면적의 전세를 기준으로 보면, 바로 옆 ‘북한산 두산위브’는 약 5억5000만원 수준이다. 신축 프리미엄을 반영해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