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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무시한 공기단축" 가덕도공항 돌관공사 요구에 건설사 '탈주극'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5.08.09 06:00

가덕도공항 논란의 본질은 …“안전 무시한 ‘돌관공사’ 안돼” 건설사 탈주

[땅집고]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사업이 난항에 빠졌다. 사업 주간사 역할을 맡았던 현대건설이 최근 사업 포기를 공식화하면서 사실상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간 탓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부산 타운홀미팅에서 “가덕도신공항이 좌초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며 사업 추진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다만 지연 가능성을 인정했다. 건설업계는” 정부가 70~80년대식 밀어붙이기 돌관공사를 요구하고 있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없고 손해를 보는 공사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더군다나 부산에서 조차 입지, 경제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가덕동 신공항 발주 논란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가덕도신공항은 가덕도 일대 총 666만 9000㎡에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한 공항 시설 전반을 짓는 사업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했고, 2021년 2월 단 23일간의 심사를 거쳐 국회를 통과했다. 2030부산 엑스포 유치가 명분이었다.

[땅집고]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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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빠지고 대우 주간사로 참여?

현대건설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사업 컨소시엄에서 25.5%의 지분을 가진 최대 주간사였다. 그러나 지난 6월 국토교통부가 현대건설이 제시한 ‘공사기간 108개월’ 등을 담은 기본설계안을 수용 불가하다고 판단한 뒤, 현대건설은 중도 이탈을 결정했다. 이후 국토부는 대안을 찾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고, 지난달 17일에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을 제외한 시공능력평가 10위권 이내 건설사들과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사업 공백을 메울 유력 후보로는 컨소시엄 내 2대 주간사였던 대우건설(지분 18%)이 떠오른다. 대우건설은 이라크 알포 신항만 방파제, 부산신항 등 굵직한 항만공사 실적을 보유한 곳으로, 올해 토목(도로 포함) 부문 시공능력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현대건설의 빈자리를 메우는 방향으로 재입찰 준비에 들어갔다. 가덕도 부지조성 공사비는 당초 13조7000억원이었으나 16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공사기간’ 84개월 vs 108개월

핵심 쟁점은 ‘공사기간’이다. 현대건설이 주장했던 108개월 안을 두고, 국토부는 기존 입찰 조건이었던 84개월 안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컨소시엄 내 건설사들은 “84개월은 불가능하다”며 108개월을 재차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간치인 96개월 안도 업계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현대건설도 108개월 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수의계약 대상자 지위를 포기하며 사업에서 발을 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기간 조정 외에도 물가 상승 등을 반영한 공사비 증액이 필요해 협상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가덕도신공항은 해상 매립이라는 특성상 공사 난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공사 기간을 줄이면 안전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산업재해가 잇따라 발생한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건설 면허 취소와 공공입찰 금지 등 강력한 제재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점도 건설업계엔 부담이다. 포스코이앤씨는 당분간 인프라 신규 수주를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가덕도신공항 부지공사 컨소시엄에서 탈퇴하게 됐다.

우선협상대상자(현대건설)의 이탈과 재입찰 절차를 거치면 애초 계획했던 2029년 말 개항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2035년 6월 개항을 목표로 추진됐지만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힘을 싣기 위해 2029년 12월로 5년 6개월을 당겼다. 그러나 엑스포 유치에 실패하면서 조기 개항 명분도 사라졌다. 국토부가 기존의 입찰 때처럼 공사 기간을 84개월로 그대로 유지할지, 연장 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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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논리 아닌 경제성 기반 검토해야

김윤덕 국토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조만간 가덕도신공항 조성 사업자 선정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지난달 31일 취임식에서 “가덕도신공항과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등 지역 주민의 염원이 담긴 거점 공항들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지역 정치권에서 여권 정치인 중 처음으로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2022년까지 가덕도가 속한 부산 강서구청장을 두 차례 지낸 노기태 전 구청장은 지난달 29일 부산시의회에서 “부적절한 곳에 계획된 가덕도 신공항 건설 절차를 멈춰야 한다”고 했다. 노 전 구청장은 “객관적 자료, 전문가 의견을 무시하고 왜곡된 정치적 고려로 특별법이라는 굴레를 씌운 게 가덕도 신공항의 실체”라며 “입지, 환경, 경제성 등에서 치명적 한계가 있음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했다.

가덕도 신공항은 국토교통부의 초기 분석에서도 편익 대비 비용(B/C) 비율이 0.41~0.58에 불과했다. 일반적으로 B/C가 1.0 미만이면 사업 타당성이 없다고 본다. 애초부터 경제성이 없는 사업이었지만, 용역 결과를 건너뛰고 정치권에 의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 받았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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