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 자치구 상승, 강북으로도 불 붙는 집값
대통령 “잘했다” 칭찬한 규제 설계자, 차관급 승진
전문가 “대출 규제 한계, 공급 불확실성 해결해야”
[땅집고] 정부가 6·27 대출 규제를 발표한 이후에도 서울 주요 지역에서 신고가가 잇따르고 있다. 거래량은 줄었지만 ‘돈 되는 집’ 가격은 오히려 더 올랐다.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다. 정작 대출 규제 정책을 설계한 인물은 차관급으로 영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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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달 12일 34억3000만원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대출 규제를 발표하기 전과 비교하면 2억~3억원 상승했다. 마포구 공덕동 ‘마포힐스테이트 라첼스’ 전용 84㎡도 지난달 22일 27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강동구 ‘고덕자이’ 등도 규제 전보다 높은 가격에 손바뀜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14%로 전주(0.12%)보다 확대됐다. 송파구(0.38%), 성동구(0.33%)가 가장 많이 올랐고, 용산구(0.22%), 마포구(0.14%)도 상승폭이 커졌다. 상승세는 강북으로 번지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전주 대비 하락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수도권에서는 성남 분당구(0.42%)와 경기 과천시(0.41%)가 서울보다 더 가파르게 올랐다. 반면 침체가 장기화하는 대구는 89주 연속 하락(-0.07%)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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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맛보기에 불과하다”고 표현했던 6·27 대출 규제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잠시 숨을 고르더니 곧바로 상승폭을 키웠다. 대출 규제 직후에도 상승폭이 낮아졌을 뿐 하락세는 없었다. 그런데 대통령이 지난달 4일 충청 타운홀 미팅에서 “부동산 대출 제한 조치를 만들어낸 그분”이라고 소개하면서 “잘하셨다”고 공개적으로 칭찬한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최근 부위원장(차관급)으로 승진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인사 배경을 두고 “이재명 정부가 지향하는 민생, 금융 약자 보호, 혁신금융 육성이라는 금융정책의 기조에 안정적 실행력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6·27 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진단한다. 대출 규제로 거래가 위축되면서도, 현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은 ‘똘똘한 한 채’로 몰리고 있다. 대출 규제로 인해 일반 서민들이 접근할 수 있는 아파트 시장은 거래가 끊겼지만, 대출 규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고가 단지에는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공급 대책이 조속히 뒤따르지 않으면 시장 안정은 요원하다는 경고가 나온다.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 발표는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출 규제가 수요를 억제하는 면은 있지만 구조적인 시장 불안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니다”며 “서울은 공급 불확실성이라는 요인이 워낙 커 시장 안정화 위해선 여기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