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역사상 최대 규모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 ‘서리풀(옛 국군정보사령부 부지) 복합시설 개발사업’이 착공하자마자 멈췄다.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가 최근 잇따른 산업재해 사고로 전국 현장 103곳의 공사를 전면 중단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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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 첫 삽을 뜬 서리풀 개발 현장은 포스코이앤씨의 작업 전면 중단 조치로 현재 공정이 멈춘 상태다. 공사 재개 시점은 불투명하다. 당초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했지만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사업 시행사는 엠디엠그룹이다. 신한은행, 이지스자산운용과 컨소시엄으로 진행 중이다. 시공사는 지난해 말 포스코이앤씨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본계약을 체결했다. 사업 규모가 상당하지만 포스코이앤씨 단독으로 시공한다.
이 사업은 총사업비만 5조3500억원에 달한다. 연면적 59만8405㎡(약 18만1335평) 부지에 지하 7층~지상 19층 규모의 업무·판매시설을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오피스 빌딩 5개 동과 대규모 상업시설이 들어서며, 기부채납을 통해 공연장·미술관 등 복합 문화예술 공간도 조성한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은 없다.
PF 조달 금액 5조3000억원은 국내 PF 역사상 역대 최대다. 특히 증권사나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주도하던 기존 PF 시장과 달리, 이번 사업에는 신한은행·우리은행·KB국민은행 등 1금융권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신한은행이 2조원으로 가장 많은 자금을 책임지고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약 7000억원, 5000억원가량을 맡는다.
엠디엠그룹은 2019년 컨소시엄을 구성해 옛 국군정보사 부지를 1조956억원에 매입했다. 엠디엠 그룹은 지난해 착공해 2026년에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지만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이 변경되면서 사업이 지연됐다. 이후 인허가 절차를 거쳐 6년 만에 착공에 나섰지만, 시공사의 돌발 악재로 사업이 착공 첫발부터 제동이 걸린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휴가 중인 6일,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건설 면허 취소와 공공입찰 제한 등의 제재 방안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향후 제재 수위와 행정 절차에 따라 공사 재개까지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 규모와 파급력이 워낙 커서 공사 중단이 장기화하면 금융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엠디엠이 사업지 내 오피스를 한 동씩 선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내년쯤 오피스 일부 매각을 고려하고 있으며, 일부 선매각에도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다수의 기업들이 사옥으로 눈독을 들이고 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