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최근 정부가 미국과 관세협상을 벌이면서 협상카드로 꺼내든 마스가 프로젝트가 성사되면서, 조선업 본고장 울산 지역 집값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한미 정부는 3500억 달러(약 485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으며, 이 중 1500억 달러(약 208조원)를 조선 협력에 활용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한국은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한미 간 조선 협력으로 추진되는 마스가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는 국내 조선사들이 미국 현지에서 조선소를 신설하거나 선박 건조, 인력 양성,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등을 추진할 경우 금융을 지원하는 구조다. IBIS월드에 따르면, 미 조선업 시장은 올해 391억달러(약 51조원)에서 2030년 511억달러(약 70조원)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울산은 대한민국 조선업의 심장이자 세계적 조선업 중심지로 손꼽히는 지역이다. HD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580여개의 조선업체가 몰려있으며 조선업을 기반으로 기반 산업이 구축되어 있다. 또 석유화학, 자동차 등의 산업도 함께 발달해 있다. 지역 경기 침체와 일자리 부족이 부동산 시장 침체의 근본 원인이었던만큼, 앞으로 울산 조선업이 크게 부흥하면 주택 수요가 늘고, 집값도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울산, 광역시 아파트값 상승률 1등…미분양 가구 30% 감소해
최근 울산 집값은 완전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6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매매가격 변동률을 살펴보면 7월 마지막주(28일 기준) 울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상승해 3주 연속 상승세였다. 7월 한달 간 수도권을 제외한 광역시 중 울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0.04%로 유일하게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울산 남구 신정동 ‘신정롯데캐슬킹덤’(☞단지정보 알아보기) 185㎡(이하 전용면적)는 15억30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했다. 6월 14억3000만원에 팔린 것보다 1억원 상승했다.
같은 달6일 인근 ‘문수로대공원에일린의뜰’(☞단지정보 알아보기) 75㎡는 9억10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기록했다. 2일 전인 4일 직전거래 8억6000만원보다 5000만원 급등했다.
올해 상반기 울산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도 꾸준한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1월 3943가구 규모였던 미분양 주택은 지난 6월 말 기준 2746가구로 30% 감소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 물량도 지난해 말 기준 1021건에서 지난 6월 말 기준 889가구로 13% 감소했다. 이는 6대 광역시 평균인 1642가구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 4월 분양한 ‘울산문수로자이더시티’는 총 1045가구 일반공급에 대해 평균 경쟁률 9.8대 1을 기록하며, 울산 분양 시장의 회복세를 알렸다.
◇‘208조 잭팟’ 마스가 프로젝트, 울산 부동산 시장 부활하나
마스가 프로젝트가 본격 추진될 경우, 울산은 지역 기반산업의 가치 재평가와 함께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반등 가능성이 예상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방에 악성 미분양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일자리와 가격 경쟁력이 뒤떨어지기 때문이며 실수요 성격이 강해 수도권보다 금리나 통화량 등 금융변수 영향을 덜 받는다”며 “지난 6.27 대출규제에서도 제외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속도가 더디더라도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이번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 국내 조선업이 지렛대 역할을 하면서 조선업계를 대표하는 울산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것이다”라며 “산업의 발전은 부동산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손꼽히는데, 조선업의 경우 특히 인력이 많이 필요한 산업인 만큼 일자리 창출 등 부동산 수요가 대거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