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전기차 증가 등으로 폐업 속출…경매 매물도 늘어
“수익성 없고 용도전환 안돼” 유찰 거듭…낙찰률 30% 이하
[땅집고] “아휴, 지방 주유소 잘못 샀다가는 폐업 비용이 더 들어요. 경매 투자자들 사이에는 기피 대상 중 하나죠. ”
법원 경매시장에서 지방 주유소가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인구 감소, 전기차 증가 등 악재로 폐업이 속출하면서 경매에 나오는 주유소는 늘고 있지만 낙찰률은 30%를 밑돈다. 10건 중 3건도 안 팔리는 것. 이런 탓에 감정가보다 70~80% 낮은 가격에도 유찰을 거듭하며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수년씩 방치되는 주유소도 적지 않다.
국내 최초 AI 경공매 퀀트 분석 플랫폼인 땅집고옥션(☞바로가기)에 따르면 오는 18일 창원지법 진주지원에서 경매에 부쳐지는 경남 하동군의 한 주유소는 작년 11월 첫 입찰을 시작했지만 벌써 다섯번이나 유찰했다.
해당 물건은 토지 582㎡(약 176평), 건물 199.5㎡(약 60평) 규모다. 사건번호는 2024타경2554. 최초 감정가는 1억 6910만원. 그러나 다섯번 유찰을 거치며 최저 입찰가는 5541만원까지 떨어졌다. 감정가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1994년부터 주유소로 운영했지만 현재는 문을 닫았다. 건물 옥상에는 태양광 발전설비도 있다. 해당 토지는 계획관리지역으로 평지여서 창고, 공방, 소규모 물류시설 등으로 전환을 검토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물건은 여섯 번째 입찰에서도 매각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많다. 업계에서는 주유소의 경우, 환경부 기준 강화로 인해 폐업 후 다른 용도로 바꾸기가 쉽지 않은 것이 치명적 단점이라고 본다. 특히 지하 유류탱크 철거, 폐유처리, 토양정화 비용 등으로 후속 정비비용만 수천만원이 든다. 주유소 총 폐업 미용은 1억원이 넘게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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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운영수익성도 낮다고 본다. 인구감소, 전기차 증가 등으로 인수 후 운영을 이어가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경매 업계에서는 지방 주유소 물건에 대해 폐업을 전제로 사서 창고로 바꾸는 구조가 아니면 접근하지 않는 실정이다.
김기현 땅집고옥션 연구소장은 “해당 물건은 지역 중심지도 아니고 인근에 산업단지도 없어 이용률이 낮을 것”이라며 “통행량이 적어 운영 유인이 없고, 인근 주유소의 리터당 판매가를 역산해도 수익구조를 짜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 소장은 이어 “주유소는 폐업 비용이 비싸 개발이 어렵다 보니 최근 지방 경매 시장에서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인기가 없다보니 낙찰가율은 낮은 편”이라고 했다.
땅집고옥션(☞바로가기)에 따르면 최근 고환율ㆍ고유가에 전기차 증가 악재가 겹치면서 지방 주유소 물건의 낙찰률은 30% 미만으로 떨어진 상태다. 올 상반기 기준, 전국적으로 경공매에 출회한 주유소 물건 중 60% 이상이 유찰 후 재매각으로 전환되고 있다.
다만 수도권 주유소는 지방과 달리 인기가 높다. 교통 요지에 있어 유동인구가 많다는 점 때문에 과거에는 상업시설로 주로 개발했으나, 주거 수요가 늘고 공급이 부족해지자 관심을 갖는 시행사가 늘고 있다.
땅집고옥션은 경매·공매·부실채권 정보 사이트로 40억 건 이상의 실거래·경매·임대 등 각종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총 12가지 퀀트 전략을 미리 만들고 이에 해당하는 경매 물건을 추천한다. 땅집고옥션은 챗GPT와 대화하듯 원하는 경·공매 물건을 AI에게 물어보면 꼭 맞는 물건을 추천해 주는 ‘AI땅집봇’(☞바로가기) 서비스도 출시했다. 모든 사용자는 오는 8월 한 달 동안 땅집봇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