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우성7차 재건축, 삼성물산 설계안 ‘부엌뷰’ 사생활 침해 논란
[땅집고] “서울 강남에 ‘래미안’을 단 재건축 신축 아파트 안방에서 보는 풍경이 옆집 ‘부엌뷰’라고?”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우성7차’ 재건축사업 시공사 수주전에 뛰어든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조합에 제안한 설계안에서 84㎡(이하 전용면적) B타입과 C타입 배치가 너무 가깝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84㎡B 안방에서 84㎡C 부엌 사이 간격이 2m밖에 되지 않는 ‘부엌뷰’가 될 것이라며 조합원들이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고 있다.
1987년 준공한 개포우성7차는 최고 14층, 15개동 802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다. 최고 35층, 1100가구 이상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지하철 3호선 대청역 초역세권 단지이며, 일원초, 영희초, 중동중, 중동고와 가깝다. 2024년 2월 재건축 조합을 설립해 올해 8월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시공사 선정 입찰에는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 1위 삼성물산과 3위 대우건설이 참여했다. 2020년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이후 5년 만에 맞붙은 양사는 지난달 21일 일원동 일대에 홍보관을 개관해 운영 중이다. 오는 8월 23일 조합 총회를 통해 사업비 6778억원 규모의 재건축 시공사를 선정한다.
각 건설사는 정비계획안에 기반해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대안설계안을 제안했다. 단지명으로 ‘래미안 루미원’을 제시한 삼성물산은 조합원 세대(769가구) 100% 자연조망 특활설계를 제안했다. 각 동별, 가구별로 북서향 양재천, 북동향 탄천, 남향 대모산 등을 조망하도록 했다. 전체 가구의 69% 가량인 총 777가구가 주변 자연 경관 영구 조망이 가능하고, 788가구에는 프라이빗 테라스가 설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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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삼성물산은 조합에 총 10개동을 2열로 배치해 동간 거리를 최대 43m까지 넓히는 방안을 제안했다. 조합 원안 설계보다 동간 거리가 2배 이상 넓어진 배치로, 쾌적한 단지 환경 조성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84㎡B타입(117가구)과 84㎡C타입(64가구)이 붙어있는 일부 동에서는 ‘옆집뷰’ 가구가 다수 배치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단지 남측 2개의 주동을 비롯해 7개동이 84㎡B 안방과 거실, 84㎡B 다이닝룸과 거실이 45도 각도로 붙어있는 것으로 설계됐다. 이때 B타입 안방과 C타입 다이닝룸 사이 간격은 2m, 각 타입 거실 간격은 4m에 불과하다. 이런 식으로 ‘옆집뷰’로 설계된 집이 총 303가구에 달한다.
최근 양사 합동설명회에서도 일부 조합원들이 이러한 설계 문제를 지적했다. 삼성물산 측은 사생활 보호 필름 부착, 창호 위치 이동 등을 통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강동구 둔촌동에 위치한 ‘올림픽파크포레온’(1만2032가구) 역시 비슷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분양 당시부터 논란이 됐던 이른바 ‘주방뷰’ 논란이다. 일반분양 4786가구 중 가장 물량이 많은 84㎡E타입끼리 주방창을 두고 맞붙은 구조로 배치됐는데, 두 집 간격이 1.5~2m에 불과할 정도로 가까워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었다.
다만 공사 완료 후 각 창문이 불투명창으로 처리됐고, 주방끼리 맞보는 구조였기에 사생활 논란을 피할 수 있었다. 입주 전 점검 과정에서 실제 다른 집 내부를 볼 수 없는 구조라는 점도 알려졌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