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전국 투기꾼 몰렸던 '갭투자 성지', 가격 반토막에 '폭삭' 망했수다

뉴스 이승우 기자
입력 2025.07.31 16:17 수정 2025.07.31 16:20

‘갭투자 성지’ 경기 안성 ‘주은청설’, 2억→1억 ‘반토막’
공급 많고 일자리 부족하자 가격 거품 빠져

[땅집고] 문재인 정부 때 다주택자 세금 규제의 빈틈을 노려 투자 수요가 몰려 한때 ‘갭투자의 성지’로 불렸던 경기 안성시의 저가 아파트가 이제 역전세 위기에 몰렸다.

[땅집고] 경기 안성시 공도읍 진사리 '주은청설'./네이버부동산


조선일보 AI부동산에 따르면, 경기 안성시 공도읍 진사리 ‘주은청설’ 49㎡(이하 전용면적)이 지난 7월 12일 1억500만원에 거래됐다. 6월 6일과 15일 1억원까지 실거래가격이 내려간 바 있다. 간신히 1억원선을 방어하고 있지만, 7월 초 같은 주택형이 9000만원에 전세 계약된 것을 고려하면 역전세 우려까지 제기된다.

이 단지 같은 주택형은 2021년 9월 2억원까지 올라갔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내놓은 2020년 7·10 대책의 허점 노려 투기 수요가 몰렸던 것이다. 그때와 비교하면 가격이 반토막 났다.

당시 정부는 다주택자 취득세를 1주택자(1~3%)보다 높은 8~12%로 올렸다. 다만 공시지가 1억원 이하 아파트를 서민 주택으로 보고 예외를 뒀는데, 주은청설과 같은 저가 아파트에 투자 수요가 몰렸다. 2021년 한 해에만 전체 가구 수(2295가구)의 4분에 1에 달하는 558건이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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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읍지역에는 공시지가 3억원 미만일 경우 양도소득세 중과도 배제했다. 전세를 끼고 매수했을 때 자금 부담이 적고 가격도 올라 매도한다고 세금이 적어 차익을 남길 수 있었다. 급기야 2000여만원의 자본금만으로 갭투자가 가능했었다.

규제의 허점을 노린 투자처로 각광을 받았으면 전국의 투자자들이 몰렸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거품이 꺼졌다. 2021년 말부터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가 본격화하며 부동산 시장 투자자들의 시선이 저가 주택 여러 채를 사들이는 것보다 ‘똘똘한 한채’에 집중하는 것으로 돌아갔다.

더군다나 안성시는 수요 대비 공급이 많고, 일자리가 부족해 실거주 수요가 많지 않은 곳이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안성의 적정 수요는 977가구인데, 입주 예정 물량은 2408가구에 달한다. 신축, 준신축 아파트 물량이 충분한데 준공 25년 된 구축 아파트에 입주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인근 공도읍 용두리 ‘주은풍림’(2615 가구)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이 단지 49㎡는 2021년 8월 최고 1억8500만원까지 거래됐으나, 올해 7월 12일 1억1400만원에 거래됐고, 4월에는 8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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