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도 월세 300만원 시대
하반기 전세대출 DSR 적용, 입주 물량은 더 줄어
“무주택 서민 주거비 증가할 전망”

[땅집고]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 이후 서울의 전세매물이 줄고, 강북에서도 월 300만원대의 고가 월세가 등장하고 있다. 규제가 전세 낀 매매를 금지할뿐만 아니라 전세 보증금 대출한도까지도 광범위하게 제한한 여파다. 가장 대표적으로 전세대출 보증비율이 기존 90%에서 80%로 줄었다. 전세대출을 받은 세입자가 금융기관에 대출금을 갚지 못했을 때 기존에는 한국주택금융공사(HF)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SGI서울보증 등이 대출금 90%까지 변제해줬지만, 이를 80%로 줄였다. 금융기관의 위험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대출 한도가 줄게 됐다. 여기에 더해 하반기에는 정부가 전세대출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확대 적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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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북도 월세 300만원…강남은 500만원 훌쩍 넘겨

28일 아파트실거래가 아실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3만3000여건에 달했던 서울의 전세매물이 28일 기준 2만3562건으로 감소했다. 6월 2만5000여건을 웃돌던 매물은 7월 말 들어 2000건 정도가 사라졌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가팔라졌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7월(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임대차 갱신계약 4599건 중 전세가 월세 또는 반전세로 바뀐 것은 233건으로 전체의 5.1%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5%(172건)보다 늘어난 것이다.

일부 핵심지에서는 고가 월세가 증가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25일 계약된 서울 아파트 월세 4343건 가운데 200만원을 초과하는 거래는 634건으로 14.6%에 달했다. 올해 1월 12.6%, 3월 13.3%, 6월 14.5%에 이어 서서히 증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6월 서울 아파트 월세수급지수는 103.2로, 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월세수급지수가 100을 넘는다는 것은 월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심지어 강북권에서 300만원 이상 고액 월세 계약이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한양수자인그라시엘’ 84㎡는 지난 4일 보증금 1억원에 월세 315만원에 계약됐다. 성동구 금호동1가 ‘e편한세상금호파크힐스’ 59㎡도 지난 10일 보증금 1억원 월세 300만원에 월세 거래가 성사됐다. 강남권의 경우 최근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메이플자이’ 84㎡가 지난 2일 보증금 1억원에 월세 640만원, 7일에는 보증금 3억원에, 월세 540만원에 계약됐다.

■ “전세의 월세화 가속화…서민 주거비 부담 높아질 전망”

문제는 올해 서울 및 수도권에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한다는 점이다. 전세금이 상승해 월세화하는 현상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공동주택 입주 물량은 올해(4만6410가구)보다 47.3% 감소한 2만4462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임대차 시장은 풍선효과에 따라 서울을 중심으로 상승폭을 키우는 분위기가 감지되며 특히 이달 21부터는 전세대출 보증비율이 90%에서 80%로 낮아지면서 전세대출 한도 축소로 전세의 월세화(혹은 반전세) 현상도 가속 중”이라며 “은행 대출금리 대비 높은 전월세 전환율(연 5~6%)을 고려하면 전세와 월세 사이에서 거주 해결이 필요한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