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단독] "일률적 부동산 대출 규제는 죄악" 이라던 이재명 대통령, 돌변한 이유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5.07.07 15:03 수정 2025.07.07 17:58

2021년 “일률적 대출 규제는 죄악”이라던 이재명
첫 부동산 대책으로 주담대 6억 일률 규제 내놔

[땅집고] 이재명 정부가 첫 부동산 대책으로 6억원이상 대출의 일괄 규제를 발표하자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부동산 대출 규제는 죄악”이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받고 있다.


[땅집고] 2021년 12월 동아일보가 보도한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대출규제는 죄악" 발언 기사(왼쪽)와, 올해 7월 주택담보대출 6억원 대출 규제를 만든 금융위원회 국장을 공개 칭찬했다는 기사. /동아일보 캡쳐



대선 주자 신분이던 이재명 대통령이 2021년 12월 서울시 마포구에서 열린 한 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비판하며 내놓았던 발언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국민 김 모 씨가 같은해 10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를 관리하겠다며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바람에 보금자리·디딤돌 등 대출이 다 막혀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일률적 금융통제는 (실수요자에 대한) 배려와 현장성이 부족했다”, “대중의 일을 대신하는 공직자의 무능과 무지는 죄악이다”라는 발언을 했다.

당시 동아일보는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대출 규제는 죄악”이라며 “문정부 부동산 대책을 또 전면 비판했다”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올해 취임한 이 대통령은 6월 27일 내놓은 첫 부동산 대책에서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 한도로 설정하는 일률 규제를 핵심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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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발언과는 180도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 나아가 이 대통령은 이달 4일 대전시에서 열린 한 모임에서 6·27 대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을 향해 “잘하셨다, 주택 대출과 관련한 정책에 전문가들을 모아 의견을 아주 잘 정리한 것 같다”면서 공개 칭찬까지 했다. 이를 계기로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재명, 과거 문재인 정부의 ‘일률적 금융 통제’ 강력 비판

2017년 ‘집값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2019년 12월 16일 대출 규제 방안을 담은 이른바 ‘12·16 대책’을 발표했다. 규제지역에서 15억원을 초과하는 집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고, 9억원 이하 주택에는 LTV를 20% 한도를 적용하는 내용이 골자였다. 당시 집값 상승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자 가계 부채를 줄인다는 명분으로 대출을 규제하는 카드를 꺼낸 것.

하지만 이런 대출 규제가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수요자들에게도 피해를 준다는 아우성이 터져나왔다. 그러자 20대 대선을 앞둔 유력 후보였던 이 대통령은 선거 운동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의 일률적인 대출 규제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당시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규제중심 주택정책에 대해 “진보정권 주택 정책의 핵심은 투기 수요 억제이고, 그 방식은 조세 정책과 금융, 대출 통제 정책, 거래 제한, 토지 거래 허가”라면서 “(문재인 정부 역시) 수요를 통제하면 적정한 물량이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집값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봤던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다르게 반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두려워할 필요 없이 공급을 충분히 늘려야 하고, 층수 용적률을 일부 완화해 민간 공급을 늘리고 공공택지 공급도 지금보다 과감히 늘리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대출 규제에 대해서는 “(정부의) 일률적인 금융 통제는 배려와 현장성이 부족했다”면서 “정책을 하면 현장에 제대로 집행되는지 사후 피드백을 받아야 하는데 관리를 안 하고 그냥 던져주고 말았던 것이고, 현실을 모르는 것은 잘못이 아니고 죄악”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이재명 대책이 문재인보다 더 세다…과거와 입장 180도 바꿔

하지만 올해 6월 출범한 이후 한 달도 채 안돼 내놓은 이재명 정부의 6·27 대책은 과거 그의 신념과는 달리 수도권 등 규제 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할 때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6억원으로 일률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6·27 대책에 따르면 발표일 이후부터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구매자의 소득이나 구매 대상 주택 가격과는 상관없이 최대 6억원이다. 갈아타기를 하려는 1주택자의 경우 기존 주택을 6개월 안에 처분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내주기로 했고, 만약 처분하지 않으면 대출금을 즉시 회수하는 동시에 향후 3년 동안 주택 관련 대출을 제한한다.

[땅집고]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정책 비교. /이지은 기자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12·16 대책과 이재명 정부의 6·27 대책이 공통점과 차이점을 지닌다고 분석한다.

먼저 공통점은 정부마다 마련한 대출 규제가 집값 상승세가 가파른 서울 강남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핵심 지역 수요를 억제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다는 점이다.

차이점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은 15억원 초과 고가주택에 몰리는 수요를 억제하는 데 집중했고, 주택담보대출 한도도 단계적·차등적으로 적용했다. 반면 이재명 정부의 정책은 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일괄 적용하면서 고소득자라고 하더라도 대출를 끼고 서울 고가아파트에 진입할 수 없도록 원천 차단하고, 다주택자나 갭투자자들의 대출도 봉쇄했다. 한 마디로 이재명 정부의 대출 규제가 더 강도가 높으며, 더 많은 주택 수요자들과 예비 매수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정책인 셈이다.

특히 이번 대책에 담긴 이주비 규제가 서울 주택 공급난을 앞당길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대책 발표일 기준으로 관리처분인가 전 단계에 있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무주택자인 조합원들은 대출을 최대 6억원까지만 받을 수 있고, 조합원 중 주택을 이미 보유한 경우라면 기존 주택을 6개월 안에 처분하는 조건으로 이주비를 대출받을 수 있도록 제한한 것. 이런 규제가 서울 핵심지역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올스톱’ 시키면서 이 대통령이 공언했던 공급 확대 실현이 어려워질 것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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