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강서구 방화6구역 재건축 사업이 오는 7월로 예정한 착공이 반년가량 밀리는 등 시공사 교체 후폭풍을 맞을 전망이다. 기존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계약을 해지하고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으로 시공사를 갈아탔는데,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 지위 회복 소송에 나서면서다.
방화6구역과 똑같이 HDC현대산업개발에서 삼성물산으로 시공사를 교체한 이후 손해배상청구 소송으로 130억원을 배상한 서울 서초구 반포3주공1단지3주구(래미안 트리니원) 재건축사업지의 사례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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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재건축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도급계약 해지에 불복해 방화6구역 재건축 조합을 상대로 시공자지위확인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최근 조합이 삼성물산과 시공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행이익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번 이행이익 소송의 예상 금액은 총 240억원 이상이다. 기투입비용 100억원에 이행이익(영업이익률 6% 적용) 140억원으로 구성한 금액이다. 현재 감정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은 반포3주구 재건축 소송 때와 마찬가지로 예비적 손해배상청구도 추가할 방침이다. 1심 결과가 나오려면 최소 8, 9개월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손해배상금액은 240억원에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HDC현대산업개발은 1심에서 411억원을 청구해 164억원을 받았으나, 2심에서 손해배상 액수가 130억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시공자지위확인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향후 대응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며, 최소한의 이익 보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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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6구역 재건축 조합은 2020년 6월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했었다.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은 2023년 4월 이주와 철거 작업을 시작했고, 지난해 4월 철거를 마쳤다. 그러나 공사비 갈등으로 조합이 지난해 10월 HDC현대산업개발과의 도급계약을 해지했다.
당초 HDC현대산업개발과 조합은 3.3㎡당 471만원으로 공사비를 책정했다. 그러나 HDC현대산업개발이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3.3㎡당 공사비를 727만원까지 인상한 데에 이어 758만원으로 추가 인상을 요구하자 갈등이 커졌다.
반년 뒤인 지난 3월, 조합은 삼성물산과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2416억원으로 3.3㎡당 799만5000원 수준이다. 예정 공사기간은 착공일로부터 33개월이며, 이미 이주와 철거를 완료해 착공 시점을 2개월 만에 설정했다.
다만 오는 7월로 예상한 방화6구역 착공 시점은 밀릴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로부터 토지를 인도받아야 착공할 수 있는데, 조합과 시공사의 협상 속도에 따라 짧게는 두세 달, 길게는 반년 이상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실질적인 착공 시점은 올 연 말 또는 내년 초로 전망한다. 조합에서 관리처분변경총회 등 수권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최소 5, 6개월 정도 일정이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더군다나 조합은 현재 추가 비례율 하락을 예고하고 있어 관리처분변경총회가 부결될 경우 착공시점은 더 늦어질수도 있다.
유치권 행사 해결 후 착공을 해도 조합이 HDC현대산업개발과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아있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이 200억원대 사업지 토지를 가압류한 상태다. 해당 토지 가압류를 풀지 않으면 조합이 삼성물산에 금융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삼성물산은 조합과 도급계약을 맺으면서 ‘착공 후 한 달 이내 분양’ 조건을 걸었는데, 토지 가압류를 풀지 않으면 법적으로 분양을 할 수가 없다. 만일 토지 가압류로 분양 일정이 밀릴 경우 삼성물산에서는 외상 공사 기간 연장에 대한 금융비용을 추가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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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방화6구역 재건축은 서울 강서구 방화동 일대에서 진행하는 사업이다. 지하 3층~지상 16층, 10개 동 규모로 공동주택 557가구를 조성한다. 조합원은 144명으로, 일반분양 물량은 약 300가구 수준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현재 방화6구역은 방화재정비촉진지구에서 정비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구역이다. 1ㆍ4ㆍ7ㆍ8구역은 사업지정구역에서 해제됐고, 나머지 2ㆍ3ㆍ5구역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구역들이 모두 정비사업을 완료하면 방화동 일대에는 약 4000가구 규모의 신축 아파트 타운이 만들어진다.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