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입주 2주차 오피스텔인데 지하 주차장은 바닷물이 들어와서 물이 새고 소금이 말라 붙어 있어요. 3층에 있는 나무는 말라 죽었고 18층 한 호실 화장실 천장은 곰팡이로 뒤덮였습니다. 포스코가 이렇게 부실 공사를 했다는 것에 입주민들 충격이 큽니다. ”(입주민 A씨)
이달 초 입주를 시작한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오피스텔이 바닷물 누수 논란에 휩싸였다.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송도 국제업무단지 B5블록에 들어선 ‘송도센텀하이브’다. 지하 5층~지상 최고 39층 2개 동 규모 건물로, 더샵 송도센텀하이브 오피스텔 387실, 송도센텀하이브 오피스 1620실, 송도센텀하이브 스트리트몰 192실 등을 포함한다. 단지 규모 연면적 약 23만3953㎡로 송도국제도시 역대 최대 스케일로 화제가 됐던 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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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들에 따르면 이 단지는 염도가 높은 물이 누수되면서 천장과 벽에서 물이 새고 엘리베이터 사고가 나는 등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 입주민들은 염분 측정기를 사용해 천장에서 떨어진 물을 측정했고, 그 결과 수돗물(0.005~0.01%)보다 80배 높은 0.83%의 염도를 확인했다.
누수된 물이 마른 벽면이나 바닥에는 소금으로 보이는 하얀 알갱이들이 보이자, 입주민들은 오피스텔 인근 해수가 샌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입주민들은 해수 누수 의심 외에도 단지 내 조경수들이 고사한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토양에 바닷물이 스며들어 3층 정원에 심어진 조경수 일부가 노랗게 죽은 상태로 보인다. 일부 호실에서는 누수 피해를 입었다. 18층 한 호실 내에는 화장실 천장이 곰팡이로 뒤덮인 상황이다.
입주민들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경자청)이 오피스텔 건축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입주 전 ‘사용승인’을 내줬다며 이에 대한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입주민들은 입주 전인 지난달 14일부터 5일간 20여 명이 경자청 앞에서 “날치기 준공승인을 중단하라”며 집회를 열었다. 입주가 시작된 현재는 ‘허가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입주민 A씨는 “올 2월 사전 점검 당시 시공사가 누수가 심한 지하 주차장 출입을 막으며 문제를 숨기려 한 정황이 있었다”며 “현재 시공사 측이 지하주차장 입구를 막고 보수공사를 진행 중이지만, 외벽 방수는 비용 문제로 절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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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A씨는 “시민을 보호해야 할 경자청이 해당 사안을 ‘작은 하자’ 수준으로 축소하며, 바닷물이 유입되는 중대한 부실 시공 현장에 졸속으로 사용승인을 내준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경자청은 인허가권자로서 포스코이앤씨에게 대책 마련을 요구한 상태라는 입장을 밝혔다. 경자청 관계자는 “해당 건축물은 당시 법적 조건을 충족해 사용승인이 난 것”이라면서 “우선 포스코이앤씨 측에서 보수 공사 대책을 마련하기로 해서 문제 해결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답했다. 사실상 사용 승인을 취소하기엔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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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이앤씨는 하자보수 기간 동안 문제를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입주민들은 “임시방편식 대책으로 보이는 데다가 부실시공한 시공사의 대처를 믿기 힘들다”며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심지어 지난 6일에는 송도센텀하이브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사고가 나면서 입주민 불안 심리는 증폭된 상태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엘리베이터에서 타고 있던 주민 3명이 허리와 무릎 등을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문제의 엘리베이터는 여전히 멈춰 있는 상태다.
포스코이앤씨 측은 “CCTV 확인 결과, 급하강은 없었고 정상 속도로 운행 중에 멈췄다”라며 “당일 승강기 업체에서 점검에 나섰으며, 현재도 단순 점검을 위해 가동을 멈춘 상태로 보인다”고 말했다. /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