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강서구 마곡동 마곡지구에 조성하고 있는 ‘마곡엠밸리 16단지’ 사업 현장에서 문화재가 발견돼 사업이 중단됐다. 발견된 유적은 마차를 끌던 흔적으로 보이는 고대 도로 흔적과 관련 파편 등으로, 현재 정밀 발굴 조사가 예고된 상태다. 조사 결과에 따라 사업 일정이 연기되거나 재조정될 가능성이 나온다.
2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 관계자는 “서울시 요청에 따라 16단지 공사부지에서 문화재 표본 및 시굴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문화재가 발견됐다”면서 “5월 중 정밀 발굴 조사를 진행할 한 뒤 결과에 따라 공사 재개 시기를 조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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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엠밸리 16단지는 마곡지구 북서측에 위치한 2만2750㎡ 규모 부지인 A-16블록에 들어선다. 당초 마곡지구 개발계획에 따르면 이 부지에는 택시 차고지와 편익시설이 계획돼 있었으나 안전과 공해 문제를 우려한 주민 반대와 토지 경매 유찰로 2009년 이후 10여년이 넘게 유휴지로 방치됐다. 이후 SH공사가 마곡지구 주택 공급을 위해 주택으로 활용하자고 나섰고, 개발이 본격화됐다.
이 단지는 SH가 토지를 소유하고, 수분양자가 건물 소유권만을 갖는 ‘토지임대부 나눔형’으로 공급한다. 총 608가구 규모로 이 중 절반에 가까운 304가구가 임대주택으로 공급된다. 분양가는 전용 39㎡ 2억3500만원, 51㎡는 3억800만원, 59㎡는 3억5900만원, 84㎡는 4억1900만원대로 시세 대비 40~60%에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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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진행한 ‘뉴:홈’ 4차 사전청약에서는 총 273가구 모집에 8373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30.7대 1, 청년 특별공급 부문은 83.7대 1을 기록했다. ‘토지임대부 나눔형’으로 공급했음에도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건 일자리 수요가 몰린 마곡 입지에 대한 선호도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입주 목표는 2028년이었지만 최근 공사 부지에서 유적이 발견되면서 일정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SH공사는 서울시 요청에 따라 시굴조사를 진행했고 고대 도로 흔적으로 추정되는 문화재가 확인되면서 이달 중 정밀 발굴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발굴 결과에 따라 공사 재개 시점은 물론, 2027년 2월로 예정된 본청약 일정까지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피해도 우려하고 있다. 사전청약은 본청약 전 수요를 가늠하고 주택 정책 방향을 사전에 조율하기 위한 제도다. 그러나 공사 지연이 장기화할 경우 본청약 자체가 연기되거나 보류될 수 있다는 것이다. SH공사 측은 “정밀 발굴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공사 재개 시점을 조율할 예정”이라며 “문화재청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차질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