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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 반토막의 공포"..트럼프가 쏘아올린 '관세발 대공황'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5.04.07 16:35 수정 2025.04.08 10:47

[땅집고] 7일 한국이 -5%, 일본 -7%, 홍콩 -12% 등 트럼프발 관세 폭탄으로 주가 폭락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관세전쟁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된 1930년대 대공황과 같은 극단적 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공황과 같은 경기침체로 이어질 경우, 주식뿐만 아니라 집값도 폭락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은 수출 위주의 경제 구조로 글로벌 경제 위기에 취약한 편이다. 부동산을 비롯한 경기 침체와 금융 불안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땅집고]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6.17p(4.31%) 내린 2,359.25로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은 27.9원 오른 1,462.0원, 코스닥지수는 20.37p(2.96%) 내린 667.02로 시작했다. /연합뉴스
[땅집고]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6.17p(4.31%) 내린 2,359.25로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은 27.9원 오른 1,462.0원, 코스닥지수는 20.37p(2.96%) 내린 667.02로 시작했다. /연합뉴스


■ 리먼 쇼크 이후, 주식·부동산 동반 폭락…1930년 경제 대공황때도 함께 붕괴

리먼 브라더스 사태란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Lehman Brothers)가 2008년 9월 15일 뉴욕 남부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발점이 된 사건이다. 당시 부채 규모는 6130억 달러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파생상품 손실에서 비롯됐다.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으로 기록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리먼 사태 당시 주식 시장의 침체는 국내 부동산 가격에도 영향을 줬다. 정부가 금리 인하 등의 통화정책으로 경제를 부양하고자 했으나, 좀처럼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지 못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국내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인 침체를 겪었다. 당시 통계에 따르면 2008년 9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47% 하락했으며, 특히 서울 지역은 -3.56% 감소했다.

이 중 강남구는 -17.4%, 송파구는 -11.2%의 하락률을 기록하며 고가 주택 밀집 지역에서 더 큰 하락이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은마 아파트의 경우 2006년 12월 국민주택형 가격이 13억원을 호가했는데, 리먼 사태 직후 9억원까지 떨어졌고, 2012년 8억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약 40% 가까이 집값이 떨어진 셈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30년 글로벌 경제 대공황 때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났다. 당시 미국 맨해튼의 경우 대공황 이후 평균 집값이 고점 대비 최대 67% 하락했다.

[땅집고]1931년 시카고의 무료급식소 앞에 줄을 선 실업자들. 실업률은 1930년대 내내 15% 이상이었다. /월간조선
[땅집고]1931년 시카고의 무료급식소 앞에 줄을 선 실업자들. 실업률은 1930년대 내내 15% 이상이었다. /월간조선


주식 시장이 붕괴한 이후 신용 경색과 대량 실업으로 부동산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압류 주택이 폭증하고 가격 하락이 지속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이 효과를 보기 전까지 대공황 전 벌어졌던 투기 수요가 완전히 꺼지고 부동산 투자와 개발도 중단되다시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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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시 하락을 촉발했던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는 정부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강도 높은 금리 인하와 양적 완화 정책을 시행해 부동산 경기 침체가 덜했다.

2008년 위기는 금융 시스템 내부의 부실 자산(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비롯됐다. 2020년 위기는 외부 요인인 전염병 확산으로 인한 경제 활동의 중단이 주요 원인이었는데, 코로나 팬데믹은 이미 이전부터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로 유동성이 풍부해진 상황이었고, 부동산 투자 수요가 늘면서 주택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

2020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약 26% 상승하였으며, 특히 세종시는 72%, 수도권은 2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2020년의 증시 회복은 비교적 빠르게 이뤄졌다. 백신 개발 등이 이뤄진 것이 곧장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다만 상업용 부동산 부문에서는 임대료 하락과 공실률 증가로 어려움을 겪었다.

■ “관세 전쟁 서막, 부동산 시장 급매물 증가·집값 조정될 것”

현재의 상황은 리먼 사태,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 때와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트럼프의 무차별적 관세 부과로 촉발된 주가 붕괴는 1930년대 대공황 직전과 비슷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유럽산 농산물이 대거 유입되는 데 따른 농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입품의 관세율을 평균 6%포인트 올렸고, 이에 대응해 무역 상대국이 경쟁하듯 관세를 인상하면서 무역이 줄고 글로벌 경제가 식었다.

다만 관세부과가 실제 이뤄지는 9일까지 협상을 통해 관세 일시적 유예 등의 조치가로 상황이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는 단순한 외교 문제가 아니라 본격적인 관세 전쟁의 서막으로 부동산 시장에도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관세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다면 부동산 시장도 조만간 급매물이 증가하고 집값 하락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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