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강남의 허파와도 같은 대모산에 파크골프장이라니요. 자연 훼손은 물론이고 산사태 위험까지 있어 극구 반대합니다.” (강남구 개포동 주민 A씨)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 사이에 걸쳐 있는 대모산에 강남구청이 ‘파크골프장’ 설치를 추진하면서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도심 속 숲으로 불리는 대모산에 인공시설이 들어서면 자연환경이 훼손될 수 있고, 자칫 산사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반면 강남구청은 고령화 시대를 맞아 어르신 여가 공간을 확충하려는 정책의 일환이라며 사업 강행 의지를 밝히고 있어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강남구청은 올해 안에 대모산 약 2만5000㎡ 부지에 18홀짜리 야외 파크골프장과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약 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해당 부지는 기존 등산로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자연림이 조성된 구역을 일부 정비해 잔디와 홀 등을 설치하는 형태다. 파크골프는 일반 골프보다 코스가 짧고, 장비가 간단해 노년층이 즐기기 적합한 스포츠로 알려져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자체들이 앞다퉈 파크골프장을 유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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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청의 파크골프장 유치 계획을 두고 대모산 인근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산을 훼손하면서까지 여가시설을 만드는 건 본말이 전도된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주민 A씨는 “대모산은 서울 동남권의 마지막 녹지이자 시민들이 아끼는 휴식처인데, 산을 깎고 잔디를 깔아 골프장을 만드는 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주민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행정에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초 부터 해당 계획이 알려지자 대모산 인근 단지 주민들을 중심으로 반대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등산길이 잘려 나가고 숲이 인위적으로 바뀌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주민은 해당 부지가 산사태 우려 지역으로 지정돼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특히 인근 양재대로 공사와 맞물려, 장마철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했던 2011년 우면산 참사 같은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남구는 이번 사업이 ‘숲속 파크골프장’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통해 여가 공간의 접근성과 이용률을 높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한다. 작년 6월 지역 내 첫 야외 파크골프장을 개장한 이후 강남구 노인회를 중심으로 야외 파크골프장 추가 설치 요구가 이어지는 등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는다.
이번 시설이 조성될 경우 강남구 내 야외 파크골프장은 기존 27홀에 18홀이 더해져 총 45홀 규모가 된다. 이는 단일 기준 서울 자치구 최대 수준이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