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하림, 6조 양재동 사업계획 급변경…연내 착공 무산 우려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5.04.02 06:00

컨벤션 연구시설 공장 줄이고
공동주택 주차장 등 면적 조정

[땅집고] 식품회사 하림이 서울 강남 양재동 노른자 땅에 올해 착공하려던 초대형 물류복합단지 개발이 내년 이후로 밀릴 전망이다. 하림 측이 갑작스럽게 설계를 변경했기 때문이다.

[땅집고] 양재 도시 첨단물류단지 조감도. 양재 첨단물류단지의 총면적은 86만여㎡로 지하 8층부터 지상 58층 규모다. 아파트는 총 4개 동으로 총 998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오피스텔은 972가구가 포함됐다. /서울시


업계에서는 지하 주차장 위치를 지하에서 지상으로 바꾸는 식의 복잡한 설계 변경이 이뤄져 올해 착공 목표는 물 건너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 착공 앞두고, 하림산업 돌연 사업계획 변경

하림산업은 2029년까지 서울 서초구 양재동 225번지 일대(옛 화물터미널 부지)에 스마트 물류단지를 조성한다. 이 시설은 8만3183㎡(약 2만5162평) 부지에 물류단지와 아파트· 오피스텔·오피스·숙박시설·백화점 등 주거·판매·문화시설이 들어설 예정으로 투입되는 총 사업비만 6조8712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사업비가 6조원 넘게 들지만, 택지비를 포함한 자기자본이 2조3000억원 투입되고, 대출 비중이 크지 않은데다 강남 노른자 지역에 2000가구 규모 주거시설 분양으로 3조8000억원 가량의 수익이 예측되면서 양재동 물류단지 건설 사업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야심작이자 역대급 신사업이란 이야기가 나왔다.

개발 연면적이 무려 147만5000㎡이고 용적률 800%를 적용해 지하 8층~지상 58층 규모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하엔 스마트 물류시설을 짓고, 지상엔 아파트(998가구), 오피스텔(972실), 호텔, 백화점, 상가 등을 짓기로 했다. 주거시설 분양 물량만 2000가구 규모로 4조원 가량의 분양 수익이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하림 측이 지난해 12월 급작스럽게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땅집고] 서울 서초구 양재동 양재IC 남측에 있는 옛 화물터미널 부지에 하림그룹이 물류복합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하림산업


공동주택 지하 주차장 면적과 위치를 바꾸는 식의 설계변경을 했다. 서울시는 “사업 시행자가 허용된 범위 안에서 큰 평수 줄이고, 작은 평수 늘리 식으로 평형별 면적 조정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림산업은 이번 사업계획 변경 요청안에서 해당 개발 사업의 호텔·업무·아파트의 면적을 늘리는 대신 컨벤션·연구시설·공장 등을 줄이기로 했다. 그밖에도 공동주택 주차장 위치를 기존 지하 1~4층에서 지상 2~8층으로 변경하고 내부순환도로 선형을 곡선에서 직선으로 변경했다. 공공기여 협의를 마친 R&D, 업무시설도 지상 18~22층이 아닌 지상 3~7층으로 변경했다. 건축물 상단의 스카이브리지도 기존 3개 층에서 2개 층으로 조정한다고 했다.

변경된 내용들을 뜯어보면 사실상 고급화가 이뤄지는 설계를 변경해 건축 공사비 등을 최소화하고, 주택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분양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정안인 셈이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통합심의위원회 권고안을 반영해 사용자 편의성을 증대하는 방향으로 계획안 변경 승인을 요청했으며 주민열람 공고 등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도시첨단물류단지의 조성 목적과 기능 개선의 방향으로 변경되는 것이어서 큰 문제가 없으며 전체적인 공정에도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 “식품 사업 부진에 하림산업 1300억 적자…양재 물류단지도 2029년 완공 가능할까”

시는 하림의 설계변경 요청안에 대해 교통영향평가 등 기본 절차부터 다시 거친다는 계획이다. 이러면 올해 착공해 2029년 준공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림산업은 최근 식품사업 부진 등으로 영업 실적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2020년 영업적자가 -294억원에서, 2023년 -1096억원까지 불어났고, 지난해 1300억원에 육박했다. 부채비율도 2021년까지 60%로 안정적이었으나, 지난해 226%까지 올라갔다. 2021년부터 작년까지 하림산업이 엔에스쇼핑, 하림지주로부터 받은 유상증자 금액만 1900억원에 이른다.

업계선 시가 다양한 용도를 허용하면서 사기업에 막대한 이익을 퍼준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당초 시의 지구단위계획상 이 부지는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돼 허용된 용적률을 모두 실현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양재동 하림부지의 경우, 그 일대가 도시계획시설 중 유통업무설비 시설만 들어설 수 있도록 지정됐고, 용적률도 최대 400%까지만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곳이 도시첨단물류단지 시범단지로 지정되면서 도첨단지 근거법인 물류시설법에 따라 시 조례로 용적률(800%)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공동주택도 일정 비율로 포함될 수 있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재IC는 경기도에서 서울에 진입하는 관문이 되는 도로로 평일에도 교통이 혼잡하고 차량이 막히기로 알려진 곳”이라며 “도심 터미널을 물류센터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고밀 개발과 주택 공급으로 발생할 교통 혼잡 등의 문제가 예상되지만 강남 핵심지 땅이기 때문에 공급을 통한 집값 안정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



화제의 뉴스

한국부동산산업학회, '이승한 논문상' 신설해 매년 최우수 논문 선정
"토허제 효과 벌써 끝?" 송파 집값 상승세로 전환…재건축이 상승 주도
"부모 등골 빼먹는 아들, '이 계약서' 쓰면 재테크 잘하는 효자로"
3년 누적 손실 약 7조…HUG는 국민 세금 믿고 버티기중
내일 현대건설·GS건설 문 닫는다…"탄핵선고일 집에서 일하세요"

오늘의 땅집GO

"렌터카가 하루에 50만원?" 제주 렌터카 바가지가 부른 역풍
사상 첫 '래미안' 아파텔 등장…'건설업 큰형님' 삼성물산의 속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