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최근 4선 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축구협회의 천안 이전을 추진하면서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는 400억원짜리 건물 처리 방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가 올해 7월 준공을 앞둔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에 위치한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로 이전을 계획하면서 기존에 사용하는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축구회관 건물 매각설이 힘을 받고 있다. 협회가 현재 시세 400억원 가치의 축구회관 건물 매각으로 재무적인 리스크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 축구협회, 천안으로 이전?
최근 대한축구협회 회장 4선 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지난 12월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설 현장 브리핑에 직접 참여해 “축구종합센터는 아시아축구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축구종합센터 건립은 정 회장의 역점 사업으로, 경기 파주시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무상 임대 기간 만료에 따라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의 새로운 중심이 될 예정이다.
협회와 천안시가 총 사업비 4000억원(협회 1800억원·천안시 2200억원)을 공동으로 투자해 짓고 있는 47만8000㎡(약 14만5000평) 넓이의 축구 종합시설이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2022년 4월 착공해 현재 공정률은 65% 수준이며, 오는 7월 건물 공사는 모두 완료될 예정이다. 잔디 생육 기간이 필요한 그라운드는 가을에 사용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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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협회 전체를 현재 축구회관에서 천안의 축구종합센터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케팅부서 등 일부는 서울에 남겨 이원화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사무실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 회장의 협회 이전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협회 관계자는 “일부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직원들이 천안으로 가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황금입지’ 축구회관 건물 시세는 400억원
축구회관은 1999년 협회가 170억원을 들여 현재 위치에 건립해 소유 중이다. 최초에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로 지어졌다가 2002년 7층으로 증축됐다. 면적 1857㎡(약 561평) 토지에 지어졌으며, 연면적은 7322㎡(약 2215평)이다. 5호선 광화문역과 3호선 경복궁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황금입지’를 자랑한다.
지난해 협회 회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축구회관이 위치한 토지의 공시지가는 약 140억 원인데, 실제 매물로 나오면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될 것으로 보인다. 토지, 건물 정보 플랫폼 ‘밸류맵’에 따르면, 토지평가액은 310억2000만원와 건물평가액 89억9000만원으로 약 400억원으로 추산된다.
축구회관 건물 매각설은 2019년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추진 단계부터 제기됐다. 그 중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프로축구연맹은 현재 축구회관 5층에 임차해 입주해 있다. 프로축구연맹 사무국 규모를 고려했을 때 건물을 매입하더라도 전체를 사용할 수는 없다. 일부를 임대해 임대 수익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일부 스포츠매체에서는 협회가 이미 건물을 프로축구연맹에 매도했다고 밝혔다. 등기부등본상 축구회관 건물과 토지는 여전히 협회가 소유하고 있다.
■ 건물 파는 이유? “축구센터 때문에 빚더미 앉아서…”
협회가 재무 불안정성 관리를 위해서 축구회관 건물을 매각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 회장은 “11일 하나은행에서 900억원 여신 승인이 떨어져 이번주 내로 문화체육관광부에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900억원 한도 내에서 추가 대출이 이뤄지면 협회 재무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해 협회의 자산총계는 1218억4449만원, 부채총계는 258억6052만원으로 부채비율은 21% 수준으로 잘 관리되고 있다. 지난해 이미 축구종합센터 건립을 위해 300억원을 추가 대출했고, 올해 900억원 한도에서 다시 대출을 받을 예정이다. 당장 대출금이 부채로 인식되진 않겠지만, 협회의 재무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