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최근 동네 인근에 은평구의 한 치킨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런데 보통이면 붐비고 바빠야 할 금요일 저녁임에도 한산한 분위기가 눈에 들어왔다. 홀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고 그렇다고 배달 손님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가끔 포장을 해가는 손님이 있기는 하였지만 이렇게 해서 임대료나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정도였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이 가게의 영업 부진 원인을 나름대로 파악해 보았다. 그 결과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업종변경’이 문제라는 결론을 내렸다. 가게주인은 그대로인데 업종을 바꿨지만 기존 업종에서 새 업종으로의 탈바꿈에 있어 일부 문제로 실패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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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종 변경할 땐, 인테리어·분위기 확실하게 바꿔야
해당 가게는 본래 소규모로 한정식 등을 파는 한식집이었다. 그러다보니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에 밝은 조명이 특징이었다. 외관에서도 기존 일반 식당처럼 자리잡은 것이 전형적인 한정식집을 떠올리게 했다. 그런데 이같은 한정식집을 치킨집으로 변경하면서 간판 외에는 거의 바꾸지 않은 것이 실수였다.
소위 말하는 ‘치맥’을 즐기는데 있어 한식집 분위기와 조명은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보통의 치킨집은 맥주 등을 마시는 일이 많기 때문에 밝은 조명을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또한, 이 가게의 식탁구성도 치킨집보다는 한식집에 훨씬 어울리는 모양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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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집으로 꾸미려했다면 파티션을 두거나 기존 식탁들간의 거리를 띄우는 등 여러가지 변화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소비자들이 밖에서는 치킨집 간판이 있어 내부로 막상 들어오면 한식집이나 일반 음식점인줄 알고 들어왔다가 황급히 나가는 일들도 있었다. 또한 간혹 들어와서도 자리에 앉아 홀에서 한잔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보니 포장을 해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같은 미스매칭의 원인은 앞서 말한대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업종변경’으로 판단되었다. 업종을 바꾸는 것은 단순히 상호와 간판만 바꾸는 것이 아니다. 해당 업종에 맞는 컨셉을 연구해 가게에 제대로 적용해야 하는 것이다. 가게 분위기가 업종에 녹아들어야하는데 다른 업종을 떠올리게 해서는 안되는 법이다.
■ 10~30평 가게 당 인테리어 비용은 4000만원 정도
이미 포화상태임에도 증가 추세인 커피 전문점의 경우 커피 맛은 기본이고 분위기가 절반을 차지한다는 말이 있다. 이 가게의 경우 업종변경을 하면서 인테리어도 많이 바꿔야 했다. 식탁구성, 조명은 물론 전반적 분위기를 치킨집에 맞게 재적용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보니 고객의 외면을 받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언발란스한 가게들이 간혹 보일 때가 있는데, 대부분 비용을 아끼기위해 기존 시설을 그대로 사용하려고 하는데서 문제가 시작된다. 하지만 이는 전형적인 소탐대실이라 할 수 있는데, 당장은 돈을 아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큰 손실을 입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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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주변에 업종변경이나 업종 전환을 고려하는 이들이 있으면 신규창업에 준하는 가게구성을 하게끔 강조하고 있다. 물론 기존 시설을 최대한 사용해 아낄 수 있는 부분은 아끼면 좋은데 이것은 정밀한 가게구성 전략에 따라 이뤄줘야 하는 것이지 무턱대고 기존 시설을 그대로 쓰면 안 된다.
다만 초보 창업자에게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라 볼 수는 없는데, 이 부분이 어렵다면 창업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참고로 업종변경 창업시 비용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적으로 전용면적 당 33~99㎡당(간판교체, 주방기구, 실내인테리어 등) 1500만~40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에는 간판교체, 실내 인테리어 등 전반적인 업종변경 사항들이 포함된다. 그리고 만약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경우라면 추가적으로 가맹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업종을 변경했다면 소비자에게 이미지 변신을 확실히 알려야 한다. 기존 가게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업종의 가게라는 것을 알리고 그에 맞는 모습을 선보이지 않으면 고객들은 찾아오지 않는다. 되도록 아끼고 절약하려는 자세는 사업자로서 좋으나 고객들의 외면을 받게 해서는 곤란하다. /글=권강수 상가의신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