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대구 달성군과 경북 고령군을 잇는 길이 810m, 폭 13m 다리인 ‘우륵교’가 2012년부터 14년째 통행이 불가한 ‘불통 다리’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양 지자체 주민들이 차량 통행을 두고 의견을 좁히지 못하면서다.
약 32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한 우륵교가 ‘불통 다리’라는 오명을 쓰게 된 건 2012년부터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당시 달성군 다사읍과 고령군 다산면 사이에 ‘강정고령보’를 준공하고 그 위에 왕복2차로 짜리 우륵교를 올렸다.
하지만 일반 차량은 우륵교를 지날 수 없는 상태로 개통됐다. 일반 차량이 이용할 수 있는 통행용 다리가 아니라 보 유지· 보수 관리 차량용 다리라는 이유에서다. 다리를 이용하면 고령군에서 달성군까지 2㎞면 이동이 가능하지만, 통행이 제한되면서 현재는 15㎞ 가량 우회해야만 한다. 우륵교를 이용하면 달성군에서 고령군까지 3분 정도면 진입이 가능하지만 우회 경로를 타면 40분을 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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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권익위원회가 차량 통행을 위해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고 중재에 나섰지만 진전은 없었다. 권익위는 강정고령보 상류 1㎞ 지점에 대구 다산~고령 광역도로를 개설하자는 중재안을 냈다. 하지만 2017년 기획재정부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부적합 판정이 나오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밖에도 대구 달성군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도 개통을 막는데 영향을 미쳤다. 주민들은 안전사고 발생 우려와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차량 통행을 극구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행이 제한되면서 물류비 투입 비용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고령군 주민들에 따르면 차량 통행이 제한되면서 우회하는 거리가 늘어났고, 이에 따른 물류비 증가 비용만 해도 연간 300억원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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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군은 숙원사업인 우륵교 개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이남철 고령군수는 “달성군 주민 설득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또 다른 도로공사가 예타에 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