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마곡도 공실인데…" 6조 대형 개발 '가양 CJ부지', 결국 지산 폭탄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5.03.17 06:00

착공 돌입한 가양동 CJ부지…‘역대급 규모’ 6조 민간 개발2·3블록 개발면적 80% 이상 지식산업센터“마곡도 비었는데”...시장 냉담한 반응
[땅집고] 총 사업비만 6조원으로 국내 비주거 민간 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라 불리는 서울 강서구 가양동 CJ부지 개발이 이번주 착공에 돌입한다. 업무지구 중심으로 개발이 예정된 가운데 ‘지식산업센터’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 공실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인근 마곡지구에 일부 오피스 공실이 여전히 남아있어서 상대적으로 입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가양동의 업무시설과 상가 등 분양 성적이 저조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이 사업은 서울 강서구 가양1동 92-1번지 일원 9만3686㎡ 부지에 지하 7층~지상 14층(3개 블록), 연면적 76만4382㎡(23만1225평) 규모로 지식산업센터, 업무시설(오피스), 근린생활시설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업무·판매시설과 지식산업센터는 강남구 코엑스(연면적 46만㎡) 1.7배 크기다. 3개 블록으로 나눠 개발한다. 2029년 8월 준공 목표다.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에서 지하 통로로 연결된다.

[땅집고] 서울 강서구 가양동 CJ부지 위치도./조선DB



■2·3블록 연면적 80% 이상이 ‘지식산업센터’

건축 허가가 난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부지 전체 연면적 중 절반이 지식산업센터가 차지한다. 지식산업센터는 2블록과 3블록에 집중돼 있다. 2~3블록은 지하 5층~지상 14층으로 지식산업센터, 근린생활시설, 영화관 등 문화집회시설이 들어선다.

2블록과 3블록 연면적은 각각 20만3847㎡, 35만5694㎡다. 이중 지식산업센터 개발 연면적은 각각 17만1559㎡, 29만4796㎡에 달한다. 개발 연면적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지식산업센터만 총 5000호실 가까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지 규모도 워낙 넓은데다 아파트 등 주택이 아닌 상업용부동산 상품 위주 구성이라 미분양 위험 부담이 크다”며 “마곡동보다 기업들의 입주 선호도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땅집고] 가양동 CJ부지 블록별 개발 계획.


1블록은 상대적으로 면적이 작다. 지하 7층~지상 11층 총 20만4841㎡로 지식산업센터는 없고 오피스 업무시설과 판매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스타필드빌리지는 1블록 판매시설과 3블록 근린생활시설에 입점한다.

시행사는 인창개발, 시공사는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분양이익 일부를 나눠 갖는다. 지분율은 현대건설이 60%, 인창개발이 40%다. 분양사업 이익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인창개발 관계자는 “오피스와 지산, 상가 등 분양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며 “마곡을 중심으로 서부권 업무지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어서 착공 후 시장 동향을 지켜보고 분양에 나설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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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도 오피스 안 찼는데 추가 공급

CJ부지 개발사업은 비주거 민간 단일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다. 총 사업비만 6조1000억원에 달한다. 인창개발과 현대건설은 2019년 말 1조501억원에 부지를 매입했다. 지난해 12월 20일에는 KB증권을 주관사로 2조8000억원 규모의 본 PF 대출을 받았다. 연 4%대 금리로 본 PF 중 1조7000억원은 현대건설이 보증을 제공했다.

서남권 최대 규모의 업무복합타운, 랜드마크 시설이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으나 핵심 시설이 지식산업센터로 알려지면서 실망의 목소리도 나온다. 가양동에 거주하는 이윤호 씨는 “신세계 상업시설은 쇼핑 등 인프라 확대 차원에서 관심이 많지만 오피스와 지산이 너무 많이 공급된다고 해서 제대로 다 찰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하는 분위기다”고 했다.

인근 마곡지구 및 강서구 일대는 이미 오피스·지식산업센터가 상당히 많이 공급된 상태다. 지난해 4분기 서울 프라임급 오피스 공실률은 8.0%로, 전 분기 대비 6.8%포인트 뛰었다. 마곡 업무지구에 23만평 규모의 오피스가 새로 공급돼서다. 공급 과잉으로 인해 오피스·지산 분양 시장이 둔화하고 있는 점도 악재다. 마곡 일대는 기업 연구개발(R&D) 중심의 산업단지로 조성돼 대기업과 관련한 기업들의 집객 효과가 있지만, 가양동은 마곡동과 달리 연구단지보다 주거 및 상업 비중 지역이 높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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