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에서 악성 미분양 아파트로 남아있던 ‘화곡더리브스카이’ 아파트’ 75가구가 무더기로 공매에 넘겨졌다. 서울 입지이지만 주거 선호도가 떨어지는 강서구 일대 빌라촌 한복판에 들어선 ‘나홀로아파트’이다.
11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부터 서울 강서구 화곡동 ‘화곡더리브스카이’ 총 75가구가 개별 매각 방식으로 공매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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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곡더리브스카이’는 최고 13층 높이에 전용 30㎡(12평)부터 59㎡(25평)까지 소형주택으로 구성하는 총 140가구 규모 단지다. 이 단지는 2022년 11월 최초 분양에 나선 뒤 무순위 청약을 18회차까지 진행했는데도 선뜻 분양 받겠다는 사람을 찾지 못해 2년 넘게 서울지역 대표 악성 미분양으로 남아있던 아파트다. 그동안 분양계약 완료된 주택을 제외하고 전체 가구수의 절반이 넘는 75가구가 이번에 공매에 넘겨졌다. 단지 내 상가 50실도 함께 공매에 돌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단지가 서울 아파트인데도 악성 미분양으로 남아있던 이유가 명확하다고 분석한다. 아무리 서울이라지만 입지와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
‘화곡더리브스카이’는 비(非) 역세권 아파트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이 850m 정도 떨어진 5호선 화곡역으로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며, 2·5호선 까치산역까지도 980m로 도보 20분 가량 소요된다. 동쪽으로는 신영시장, 서쪽으로 화곡중앙시장 등 오래된 시장을 끼고 있는 데다 빌라촌 한복판에 들어서 있어 주거 환경 역시 쾌적한 편이 아니다.
상품성 측면에서 보면 건물 한 동짜리 나홀로 단지인 데다 소형주택으로만 구성해 수요자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면 설계도 아파트라기보다는 원룸이나 오피스텔에 가깝다. 예를 들어 가장 작은 30~33㎡ 평면도를 보면 거실, 침실, 화장실 1개씩으로 구성해 원룸이나 다름 없다. 40㎡의 경우 독특하게 거실 겸 주방과 침실 2개를 ‘ㄴ’자 형태로 배치해 동선 효율이 떨어지는 등이다.
이처럼 입지와 상품성 측면에서 매력도가 낮은데도 최초 분양 당시 청약 규제가 최고 수준이었던 것이 미분양 원인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분석된다.
입주자모집공고에 따르면 ‘화곡더리브스카이’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아 분양가가 59㎡ 기준 최고 5억4325만원으로 크게 비싸지는 않았다. 그 대신 실거주 의무 2년, 전매제한 8년 규제를 받았다. 예비청약자 입장에선 실거주 목적으로도, 투자 목적으로도 적합하지 않았던 셈이다. 이 때문에 미분양 초기 주택형별로 최소 3000만원에서 최대 8000만원까지 할인분양을 진행했으나 미분양 물량을 털지 못해 결국 공매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화곡더리브스카이’ 75가구 공매는 올해 2월 28일부터 3월 12일까지 총 9회차에 걸쳐 진행한다. 낙찰자가 없어 공매가 유찰될수록 최저입찰가가 낮아진다. 예를 들어 감정가가 5억2300만원인 201호 전용 55.85㎡ 주택의 경우 공매 마지막 회차인 9회에서 최저입찰가가 4억1900만원으로 1억원 이상 저렴해진다.
낙찰자는 낙찰일로부터 5영업일 이내에 매매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계약금으로 매매대금의 10%를 납부한 뒤, 나머지 잔금 90%는 계약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납부하는 방식이다.
한편 ‘화곡더리브스카이’ 시행은 천수산업개발 주식회사, 시공은 SGC이테크건설이 맡았다. 시공사인 SGC이테크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40위인 중견 건설사다. 화학소재 전문기업 OCI그룹 소속으로 사업부문 내 주택 비중은 낮은 편이지만 주택 브랜드 '더리브'를 보유하고 있다.
SGC이테크건설은 지난해 “회사 건설 수행 현장이 급감하면서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워졌다”면서 비상경영을 선포해 업계 주목을 받기도 했다. 비상경영 체제에는 ▲전사 조직개편 ▲임원의 경우, 수 감원ㆍ1년 급여삭감ㆍ복지축소 ▲직책자의 경우, 수당 6개월간 지급정지 ▲직원의 경우, 자기돌봄 휴무 시행 등 방안이 담겼다. /leejin0506@chosun.com